GDDR7·HBM3 공급 기대…반도체 기술 경쟁 재점화

삼성전자 일일 주가 추이./사진=네이버 주식 갈무리
삼성전자 일일 주가 추이./사진=네이버 주식 갈무리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의 대중국 수출 재개 소식이 삼성전자 주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승인 하에 H20 출하를 다시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재고를 해소하고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16일 오전 10시 18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16% 오른 6만3800원에 거래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42% 하락한 29만4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프에스티는 같은 시각 0.46% 오른 2만1950원을 기록 중이며, 심텍은 0.20% 하락한 2만5450원으로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 H20 수출 재개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가운데 개별 종목별 반응은 엇갈린 양상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가 승인됐으며 곧 출하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H20은 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맞춰 성능을 일부 조정한 AI 반도체로, 중국 내 주요 IT 기업들이 AI 서비스에 주력 채택한 제품이다. 지난해만 중국 시장은 AI 인프라에 44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엔비디아 로고.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 /사진=연합뉴스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1분기 H20 칩 130만 개 출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약 800만 개의 HBM 모듈과 2조2200억원 규모에 해당한다. 현재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8%로 양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공급 재개를 통해 수천억 원 규모의 HBM 재고를 해소하고 차세대 기술 투자 여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H20에 탑재되는 HBM3 제품의 주요 공급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미국의 규제로 HBM2 이상 제품의 중국 판매가 막히며 실적에 타격을 입은 만큼 이번 조치는 2분기 실적 부진을 털어낼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GDDR7 기반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인 HBM3E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이를 통해 엔비디아와 기술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차세대 HBM4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기반을 다지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반등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HBM3E의 안정적인 양산과 주요 고객사 확보, 그리고 HBM4 개발에서의 기술적 선점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익성 회복과 부진한 파운드리 부문 반등도 주가 회복을 가늠할 주요 요소로 지목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주가의 방향성은 지수 흐름과도 직결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기조가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지만 실적 반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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