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지도·규모, 외식 시장 이해도·프랜차이즈 운영 역량 확인
현지 진출 시 우선순위 따라 MF사 역량 비교해야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코로나19부터 장기화된 내수 소비 침체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에겐 마스터프랜차이즈를 계약 체결을 위한 든든한 현지 기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특정 지역 또는 국가에 대한 가맹사업 권한을 중간가맹사업자(마스터프랜차이지)에게 부여하는 사업 형태다. 마스터프랜차이지는 해당 지역에서 새로운 가맹점 모집·운영을 책임지며, 본사와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해외 시장 진입 시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해 글로벌 확장에 용이하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마스터프랜차이지(이하 MF사) 선정을 위해 다양한 요소를 까다롭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의 규모와 인지도를 확인해 탄탄한 기업 구조를 갖췄는지 파악한다"고 말했다. 외식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지, 프랜차이즈 운영 역량을 보유하는지도 관건이라는 부연이다.
설빙은 지난 14일 필리핀 현지 기업인 프레들리그룹(Fredley Group of Company) 자회사인 비욘드 빙수 카페(Beyond Bingsu Café Inc.)와 필리핀 진출을 위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설빙 1호점은 수도 마닐라에 있는 대형 쇼핑몰 ‘SM 몰 오브 아시아(SM Mall of Asia)’에 연내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설빙 관계자는 “비욘드 빙수 카페가 필리핀 현지에서의 풍부한 외식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장 운영·현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설빙의 성공적인 필리핀 시장 안착과 사업 안정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MF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 비욘드 빙수 카페가 설빙의 브랜드 가치와 방향성에 깊이 공감해 사업 초기부터 적극적인 매장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가능하다고 보고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비욘드 빙수 카페가 필리핀 전역에서 마카오 임페리얼 티(Macao Imperial Tea) 등 6개의 외식브랜드에서 2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프레들리 그룹의 설빙 사업을 위해 새롭게 설립한 현지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한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에서 교촌치킨 브랜드를 운영하는 MF사 교촌 에스디엔 비에이치디(KYOCHON SDN BHD) 관계자와 주요 매장 관리자 10명을 초청해 경기도 성남 교촌에프앤비 판교 신사옥과 오산 정구관(교육·R&D센터), 평택 진위 수도권물류센터 등 주요 사업지에서 조리·매장관리 심화교육 등을 운영했다.
이는 교촌치킨의 현지 품질·서비스·위생(QSC) 관리자의 역량을 키워 글로벌 품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교촌의 말레이시아 마스터프랜차이지는 교촌치킨의 해외 진출국 중 유일하게 현지에 R&D와 물류, 교육시설을 갖춘 ‘센트럴키친(Central Kitchen)’을 조성해 운영할 정도로 ‘교촌’ 브랜드를 위한 수준 높은 투자를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은 MF사를 선택할 때 현지에서의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과 그 규모에 대해 중점적으로 검토했다는 것이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의 bhc 역시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한다. 이 달 내 미국 5호점을 열고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지속적으로 신규 매장을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bhc는 현재 미국, 홍콩, 태국 등 7개국에 29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나친도 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 협약을 체결해 올해 하반기에 인도네시아 1호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남화연 다이닝브랜즈그룹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해외 주요 거점에서의 경험과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마켓에서도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며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과 상생형 가맹 모델을 구축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중동에 진출하기 위해 요르단 유력 기업 제이케이티 네트웍스(JKT NETWORKS)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MF사는 요르단 현지에서 유통, 브랜드 론칭, 마케팅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전문 기업이라는 게 더벤티 측 설명이다. 더벤티는 이들의 현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요르단에 최적화된 브랜드 커스터마이징을 준비하고 있다.
더벤티는 현지 문화와 소비자 기호에 맞춰 음료 메뉴 구성은 물론, 매장 운영 방식, 언어, 채널 전략까지 로컬라이징 전략을 수립,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이다.
bhc와 더벤티처럼 현지화된 메뉴 개발, 적극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외식사업에 폭 넓은 이해력을 갖춘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확장을 위해서는 현지를 잘 아는 MF사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부각해서 운영할 것인지도 MF사 선정 요인이 된다. 현지 가맹점을 늘리는 게 우선순위라면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몇 개의 가맹점을 운영했는지 등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곳을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마스터프랜차이지 선정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냐에 따라서도 마스터프랜차이지를 선정하는 기준이 다르게 작용할 수 있지만 신뢰도, 규모, 인지도가 기본 전제로 깔린 후에 나머지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 이후 시장조사를 진행, 어느 정도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한지, 어떤 타깃층에 마케팅을 할 것인지 세부 항목을 살펴본 후 MF사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