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CBAM·美 OBBB 본격화에 대응···脫중국·현지 생산 체계 구축 속도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글로벌 규제 강화 속에서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미국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 OBBBA)'이 본격 도입 수순에 접어들면서 친환경 생산 체계와 북미 현지화를 요구받는 '규제 샌드위치'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이를 또 하나의 '기회'로 받아들이며 중국산 소재 의존도를 낮추고 주요 수출지별 맞춤형 조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양극재 / 사진=연합뉴스 
배터리 양극재 / 사진=연합뉴스 

탄소배출 규제,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CBAM은 2026년부터 탄소 배출량에 따라 EU 수출 물량에 일종의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양극재, 흑연 등 배터리 핵심 소재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업체들은 탄소저감형 공정 구축과 재생에너지 기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광양·포항 양극재 공장을 중심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참여와 탄소 데이터 고도화를 추진 중이며 에코프로는 청정 전력 기반의 양극재 생산 체계를 확대하고 헝가리 생산 법인을 통해 유럽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도 공정 효율화 및 CO₂ 저감 원료 투입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탄소 발자국’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美 OBBB 통과, 중국산 소재 원천 차단 가능성···현지화 전략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서명한 'OBBBA 법안'은 중국 등 '금지외국기관(PFE)'에서 생산된 배터리 원자재에 대해 미국 내 사용을 강력히 제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를 북미 보조금 체계에서 아예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FTA 비적용 소재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GM과 합작산 얼티엄캠을 통해 북미 내 양극재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구체 대체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LG화학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기반으로 광물·전구체 조달까지 미국 현지화 계획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중간재 비율까지 규제 대상이 됐기 때문에 공급망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배터리 음극재 포항공장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포스코퓨처엠 배터리 음극재 포항공장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원가 상승 우려에도 '전략 전환기'로 인식

이같은 EU와 미국 양대 시장 모두에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은 단순한 위험요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에코프로는 헝가리 생산거점 외에도 북미 진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니켈·리튬 광산 투자부터 전구체·양극재까지 미국 내 수직계열화 공급망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이런 대응은 설비투자(CAPAX) 증가와 원가 부담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별 재무 전략과 투자 회수 기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재편 통한 脫중국·친환경 공정이 핵심

CBAM과 OBBB는 모두 탄소저감 및 공급망 재편을 요구하는 글로벌 정책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에는 생존과 직결되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은 이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 신뢰 확보와 장기적 안정성 강화의 계기로 삼고 있다.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는 "금번 개정된 트럼프 정부의 OBBBA로 Non-China 리튬 원료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돼 이번 협약을 계기로 북미 및 유럽향 고객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라며 "이차전지 회사는 물론 자동차 회사로도 고객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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