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3조·LG 6조 계약 체결···글로벌 공급망 존재감 드러나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테슬라와 잇따라 초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전장(戰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약 6조원에 이르는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두 기업 모두 이 계약으로 인해 주가 상승과 산업 내 입지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31일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의 AI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AI6 칩에 관한 것으로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같은 날 LG에너지솔루션도 총 5조9442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계약 상대에 대해 "비밀유지 조항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로이터 등 외신은 테슬라와의 계약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이번 계약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165억달러는 단지 최소치이며 실제 생산량은 이보다 몇 배는 더 높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계약 체결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31일 오전 9시28분 기준 7만2850원으로 거래중이다. 시가총액은 431조5416억원으로 코스피 대장주의 위상을 다시 확인시켰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공급 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에도 델타일렉트로닉스와 주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ESS 사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부터는 ESS 수익성이 본격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달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7만2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대신증권은 7만4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 파운드리가 수년간의 적자 국면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고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이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DS투자증권 이수림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가 한국 반도체 전반에 대한 관세 압박을 완화시킬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