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현지 생산과의 격차 여전···완전한 평준화엔 미흡
기술력 없는 부품사는 도태 위기···고부가 전략 절실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적용해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면서, 그동안 수출 부담에 시달려온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에도 숨통이 트였다. 업계는 수출 가격경쟁력 회복에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무관세와 비교했을 땐 여전히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 사진=연합뉴스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 사진=연합뉴스

관세 10%P 인하…“일단 가격 부담 완화”

국내 부품업계는 미국 수출 시 25%의 고관세로 인해 납품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유럽은 물론 북미·멕시코 현지 생산업체 대비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이번 조치로 일본·EU 등과 같은 수준인 15%로 관세가 인하되면서 조건이 동등화된 점은 일차적인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주요 부품사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10%포인트의 관세 인하는 체감되는 수출 부담 완화 효과가 크다”며 “특히 엔진·전장 등 고가 부품 중심으로는 미국 OEM과의 협상력이 다소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수출 회복 기대…협력사 수혜도 가능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관세 완화로 숨을 돌리면서, 이들 기업에 납품하는 1·2차 부품사들도 동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측은 기존 25% 관세가 “매월 1조 원의 적자에 달하는 부담이자, 영업이익률의 두 배를 초과하는 수치”라고 밝힌 바 있다.

관세 부담이 줄면 완성차 업체가 수출 확대와 미국 생산 확대를 가속화할 수 있고, 이는 곧 국내 협력 부품사들의 수주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전히 ‘미국 내 생산’과는 경쟁 조건 달라

업계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등 북미 내 생산업체는 여전히 무관세인 반면, 한국산 부품은 15%의 관세를 적용받는 만큼 완전한 경쟁 평준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미국 완성차 기업의 현지 부품사 선호와 함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지 조달 비중 확대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고 있어, 국내 부품사들에도 현지화·투자 압박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술력 없는 범용 부품사는 생존 압박 커질 수도

관세 인하로 외형상 기회는 확대됐지만, 기술력·납기·품질 경쟁력 없는 부품사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생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중소 부품사들은 환율, 물류비, 인건비 등 복합적 부담에 이미 취약한 상황이라, 가격이 아닌 기술력 중심의 고부가 전환이 없을 경우 미국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업계 생존 전략’은 고부가 전환과 수출 다변화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를 계기로 북미 외 유럽·동남아 시장 수출 다변화, 전동화·전장 부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현지 법인 및 합작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부품업계 자체의 체질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완성차 업계가 고급 SUV,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춘 첨단 기술 부품 개발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중심의 정밀한 무역지원 대책과 현지 진출 간접 수단 마련 없이는 경쟁력 약화와 수출 포기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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