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3월 2000억 유상증자 이어 1500억 자금지원 요청
25년 동행 균열···일단 살리자는 한화, 부정적인 DL '입장차'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여천NCC가 운영자금 부족으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 공동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1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을 두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여천NCC 제2 사업장 전경
여천NCC 제2 사업장 전경

10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최근 양사에 증자 또는 대여 형태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한화솔루션은 "추가 지원이 없으면 오는 21일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며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1500억원 대여안을 이미 승인한 상태다.

반면 DL케미칼은 "3개월 전 20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다시 자금난이 발생한 이유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며 원인 진단과 자구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여천NCC는 2분기 영업손실을 2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1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신뢰성 논란도 불거졌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와 DL그룹이 설립한 석유화학 합작사로, 양사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대주주와 장기계약을 맺어 안정적으로 기초유분을 공급하며 한때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특히 2021년 영업이익 3871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중국의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여천NCC는 지난 25년간 누적 4조4000억원을 배당하며 알짜 합작사로 불렸으나, 최근 실적 악화로 경영 위기가 심화됐다.

3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각각 1000억원씩 출자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자금난에 직면했다.

합작계약상 여천NCC의 증자나 대여는 이사회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사회는 한화와 DL이 각각 3명씩 지명한 6명으로 구성돼 있어 DL이 반대하면 한화 단독 지원은 불가능하다.

한화 측은 "1500억원씩 신속 지원하면 정상화에 문제가 없다"며 디폴트 시 지역사회, 근로자,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DL 측은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지원은 곤란하다"며 워크아웃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양사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스마트에프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