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3단계 진입 주의·자동운전·선풍기 병행·청소 등 '절약 꿀팁' 소개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올해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4인가구가 에어컨을 하루 5시간만 사용해도 월 전기요금이 11만원 넘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진제 부담이 커지면서 '잘 끄는 것'보다 '잘 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서울시내 주택가 외벽에 부착된 전력량계.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주택가 외벽에 부착된 전력량계. /사진=연합뉴스

4인 가구, 하루 5시간 에어컨 사용 시 전기요금 11만3500원 수준

11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월평균 280kWh(킬로와트시) 전기를 사용하는 4인 가구 하루 평균 에어컨 가동 시간은 5시간 24분이며, 월 전기요금은 11만3500원에 달한다.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5월 평균 전기요금(5만2840원)의 두 배 이상이다.

에어컨 종류에 따라 벽걸이형은 약 8만3170원, 스탠드형은 11만3540원, 시스템형은 11만640원 수준이다.

누진제 '3단계' 진입 시 요금 급등 주의

전기요금 누진제는 월 전력 사용량이 450kWh를 넘으면 3단계에 진입하며, 기본요금과 kWh당 단가가 크게 오른다. 예를 들어 445kWh 사용 시 8만4460원이던 요금이 455kWh로 10kWh만 더 쓰면 약 9만3980원으로 10%가량 상승한다.

평균 4인 가구가 8월에 에어컨 사용량을 더하면 누진 3단계 진입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지난 해 폭염 기간 주택 전력 소비량은 봄·가을철보다 1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 절약 '꿀팁'

전문가들은 장시간 외출이 아닌 경우 에어컨을 끄는 것보다 '자동 운전' 모드로 26~28도 온도를 유지하며 선풍기 등과 병행 사용하는 게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조언한다. 인버터 에어콘 제조사에서도 90분 이내 외출이면 온도를 좀 높인 후 운전모드로 놔두는 것이 요금 절약에 도움에 된다고 했다.

실내 온도가 급격히 오르면 재가동 때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외출 시에도 완전히 끄기보다 자동 운전을 권장한다. 선풍기·서큘레이터와 함께 쓰면 찬 공기가 빠르게 순환돼 설정 온도를 높여도 쾌적함 유지가 가능하다.

에어컨 필터 청소를 주기적으로 하고 실외기 주변을 정리하며, 블라인드·커튼 등으로 직사광선을 차단하면 냉방 효율이 최대 30% 개선된다. 실외기에 그늘막을 설치하는 것도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한전 할인 제도 및 '에너지 캐시백' 활용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활용도 필요하다. 한전은 5인 이상 가구, 출산 가구,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월 1~2만원 요금 할인을 제공한다.

또한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통해 전기 사용량을 전년 대비 3% 이상 줄이면 절감률에 따라 다음 달 요금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작년에는 119만 가구가 참여해 166억원 규모의 혜택을 받았다.

정부와 한전은 지속되는 폭염과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누진제 구간 조정과 절약 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정 스스로 전력 사용량을 400kWh 이하로 관리하고 효율적인 냉방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전기요금 폭탄을 피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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