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무한리필 식당 이용률, 2022년 대비 24% 성장
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 2023년 77곳에서 115곳으로 늘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 뷔페 매장의 모습./사진=김선주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 뷔페 매장의 모습./사진=김선주 기자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언제부턴가 주변에서 샤브샤브 무한리필, 고기 무한리필 등 '무한리필' 식당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됐다. SNS에는 효율적으로 무한리필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법, 웨이팅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법 등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주말에 뽕 뽑고 오자"는 말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12일 시장조사 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무한 리필 식당과 중저가 뷔페 이용률은 2022년 상반기에 비해 24%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도 올랐다. BC카드가 발표한 업종별 매출과 매출 건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뷔페 업종의 매출과 매출 건수는 2020년 1월에 비해 각각 연평균 8.9%,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요식업종의 카드 매출은 1.6% 증가하고, 매출 건수는 1.6% 감소했다.

지난 3일 서울 관악구의 한 샤브샤브 무한리필 식당 앞은 점심부터 웨이팅하는 소비자로 꽉 찼다. 쇼핑몰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평소 잘 찾지 않는 조용한 동네임에도 꼬박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웨이팅 공간과 매장엔 가족 단위 소비자가 다수였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규모가 큰 매장일수록 단체로 이용하는 소비자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의 한 고기 무한리필 식당은 오픈하자마자 교회 모임, 스포츠 모임 등 단체 모임으로 가득했다.

무한리필이 다시 뜨는 건 물가 영향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2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두 달 연속 2%대 상승세다. 6월에 비해 상승률이 소폭 줄었지만 축산물, 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주말에 집 앞으로라도 외식을 하러 간다. 4인 가족 800g 기준으로 삼겹살 전문점에 가서 외식을 한다고 친다면 요즘 물가로 1인 150g에 1만 5000원 정도기 때문에 고기만 주문했을 때  8만 원이 훌쩍 넘는다. 외식하러 가서 삼겹살만 먹을 순 없으니 까딱하면 10만 원 넘게 나온다.

최근 무한리필 고깃집은 1인에 19800원선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여기에는 각종 반찬과 쌈이 포함됐고, 고기 종류도 다양하다. 떡볶이, 치킨류는 기본적으로 나오는 편이다. 탄산음료는 종류별로 있고, 아이스크림과 과일 등 디저트까지 준비됐다. 뒷정리를 할 필요도 없다. 

주말마다 무한리필 식당을 찾아다닌다는 한 40대 남성 소비자는 "자녀가 어리다 보니 아직 편식을 많이 한다. 가족 모두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이 있는 무한리필 식당을 찾게 된다"며 "음식 종류도 많은데 거기다 추가되는 비용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랜드이츠는 다양한 뷔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애슐리퀸즈다. 2023년까지만 해도 77곳이었다가 올해 115곳으로 늘었다. 

지난 5월 30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복합시설 이스트폴 지하 1층에 문을 연 '애슐리퀸즈 구의 이스트폴점'은 전국 매장 중 최대 규모다. 가족 모임이나 회식에도 적합하게끔 동선과 인테리어를 구성했다. 이 매장은 5월 30일부터 6월 19일까지 3주간 누적 방문객이 2만명을 넘어섰다. 전국 매장 중 최상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시즌 콘셉트의 세 번째로 선보인 '치즈 페어링' 시즌에는 누적 방문객 수가 150만명(지난 5월 22일부터 6월 21일까지)을 넘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애슐리퀸즈가 프리미엄급 뷔페 레스토랑으로 이름을 떨쳤다면 지금은 가격 대비 합리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라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1인 이용료 자체를 물가 상승률 대비 많이 올리지 않은 탓도 있다. 평일 런치 기준 성인 이용료는 1만 9900원이다. 덕분에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매출 4000억 원을 돌파했다. 전년에 비해 70%(2360억 원) 성장했다.

지난 주말 가족들과 애슐리퀸즈를 찾았다는 한 50대 여성 소비자는 "자녀들과 함께 4명 이상으로 외식을 한다면 뷔페를 찾는 게 먼저가 됐다"며 "프랜차이즈 브랜드면 일단 깔끔하고 음식 구성도 트렌드에 맞게 나와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모두가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50대 여성 소비자는 "프랜차이즈 뷔페의 경우 주말에 단체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이 편리하다"며 "아무래도 매장 규모가 큰 곳이 많아 눈치를 덜 보면서 단체 모임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위축돼 있던 '가족 외식'이라는 키워드를 뷔페 및 무한리필 업계가 충족시키는 부분이 있다"며 "누가 방문해도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개개인의 취향이 세분화된 현대사회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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