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인, 상반기 춘절효과 없이 매출 전년比 5.1% 성장
지역별로 음식 기호·성향이 다르다는 것 파악···현지화 전략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오리온의 중국 현지화 전략이 통했다. 상반기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으며, 중국의 대형마트 뿐 아니라 소매점까지 오리온 제품이 버젓이 들어앉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5789억원, 영업이익 252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법인 성장과 한국 법인 수출 증가가 매출 성장에 견인했다.
한국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5737억원, 영업이익은 4.5% 늘어난 949억원을 기록했고, 내수 소비 위축과 소매점 폐점으로 내수 판매 증가율은 3.2%다. 하지만 꼬북칩·오!감자 등 주요 제품의 해외 판매 호조로 수출이 11.6% 증가해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 법인은 올 상반기에 춘절 효과가 없었음에도 매출 633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1% 증가했다. 간식점 판매가 83% 늘었으나 원재료 가격 상승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1082억원이다.
오리온은 중국 현지에 6개의 생산 공장을 두고 전국에 오리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 인력 중심 경영으로 시장 맞춤형 제품을 생산한다. 야투도우(오!감자)는 중국 전용 맛까지 선보이면서 단일국가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야투도우 허니밀크 맛은 중국의 달콤한 스낵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하오요우취(스윙칩)는 김치, 불닭맛 등이 판매되고 있다. 하오요우취 역시 지난해 16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도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오리온의 전체 생감자 스낵(스윙칩, 포카칩 등)은 글로벌 누적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수량으로는 51억개 넘게 판매됐고, 1분에 270개씩 팔렸다.
이 밖에도 초코파이 말차맛, 야투도우 토마토·김치맛, 예감 오이맛, 꼬북칩 마라롱샤맛, 초코송이 팥맛 등이 중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지역별로 음식에 대한 기호와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해 국내에 없는 새로운 맛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중국 랴오둥 반도 끝에 위치한 대련의 소매점에서도 오리온 제품은 판매되고 있다.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당연하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일명 '구멍가게'라 불리는 소매점까지 장악한 모습이다.
대련에 거주하는 한 30대 중국인 남성 소비자는 "대련은 한국 문화를 꽤나 좋아하고 한국인들이 관광 오면 반기곤 한다"며, "5살 딸 아이는 초코파이를 좋아하고 야투도우를 먹는다"고 말했다.
다른 30대 중국인 여성 소비자는 "현지인들이 '간식'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오리온 제품이다"며, "특히 하오요우취 불닭맛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현지화 전략이 통하면서 단순한 시장 공략을 넘어 '친근함'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동시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구멍가게 진열대까지 스며든 오리온의 스낵 라인업은 이제 현지인의 일상과 함께 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하반기에도 주요 수출국 물량 확대와 품목 다변화를 추진한다. 생산라인 증설과 신규 공장 착공 등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현지에 특화된 영업력을 기반으로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간식점, 벌크시장, 편의점 등의 전용 제품을 확대하고 제조원가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40년 가까이 쌓아온 연구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가별로 차별화한 맛과 식감의 제품을 지속 개발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스낵으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