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만·공정위 견제 의식
개조 완료 항공기 1대만 운항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대한항공이 프리미엄석 도입과 함께 추진해온 일반석(이코노미) 좌석 배열 변경 계획을 철회했다. 수익성 중심의 좌석 구조 개편이라는 비판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견제가 맞물리면서 논란이 불거진지 수개월 만에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잉 777-300ER 기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일반석 3-4-3 배열 좌석 개조 계획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프리미엄석(Premium Class)’ 좌석 예상 이미지.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프리미엄석(Premium Class)’ 좌석 예상 이미지.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당초 3000억원을 투입해 B777-300ER 11대를 개조할 계획이었다. 기존 291석(일등석 8석, 비즈니스석 56석, 일반석 227석)에서 일등석을 없애고 비즈니스석은 40석으로 줄이는 대신 프리미엄석 40석을 신설하는 구조다. 일반석도 248석으로 늘려 전체 좌석 수는 328석까지 확대된다.

프리미엄석은 앞뒤 간격이 약 1m, 좌석 너비 19.5인치(약 50㎝)로 일반석보다 넓어 중간 수요층을 겨냥한 상품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일반석 좌석 배열을 기존 3-3-3에서 3-4-3으로 바꾸면서 좌석 너비가 1인치(약 2.5cm) 줄어들면서 소비자 편익보다 수익성 확대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같은 소비자 불만에 더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도 영향을 미쳤다. 주병기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 과정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에 따라 경쟁제한적 조치, 좌석 변경 등 소비자 후생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은 엄중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좌석 개조 계획을 철회한데 공정위의 입장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미 개조가 끝난 1호기는 3-4-3 배열을 유지한 채 오는 17일부터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향후 좌석 사양에 대해서 "좌석 제작사와 협의를 거쳐 새롭게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석 도입 자체는 유지하되 일반석 좌석 축소라는 소비자 불만 요인을 제거하면서 개조 일정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 합병 이후 소비자 선택권과 편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대한항공이 좌석 개편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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