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6세대 설비로 IT 시장 선점 노려
한국, ‘프리미엄+차세대 기술’로 방어
'가치' 한국 vs '물량'의 중국, 그 성패는?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중국이 OLED 시장에서 거센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BOE, CSOT, 비전옥스, 티안마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기술력과 신시장 개척을 앞세워 방어와 반격에 나서고 있다.
중국, 8.6세대 설비로 IT 시장 선점 노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최근 8.6세대 OLED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BOE는 청두에 630억 위안(11조9000억원) 규모의 B16 라인을 구축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CSOT는 200억 위안(약 5조8000억원)을 투입해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적용한 8.6세대 라인을 구축 중이다. 비전옥스도 지방정부와 합작해 550억 위안(약 10조4500억 원) 규모의 8.6세대 OLED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런 설비 확장은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이미 70%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한 중국이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용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생산 비용 절감으로 글로벌 가격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중국 OLED 산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압도적인 생산 능력의 확장이다. 이는 과거 LCD 시장을 장악했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재현하는 양상이다. 2004년 글로벌 OLED 생산 점유율이 1% 미만에 불과했던 중국은 현재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의 점유율이 70%에 육박했다. 한국의 기술적 텃밭으로 여겨졌던 폴더블 OLED 시장에서도 불과 수년 만에 점유율을 10% 미만에서 53%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중국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4.0% 성장률(CAGR)로 75%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2028년 8%로 소폭 감소하고, CAGR 0.6%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 ‘프리미엄+차세대 기술’로 방어
현재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분야에 따라 1년에서 5년 사이로 평가된다. 다만 그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국내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 UTG(초박형 강화유리)와 힌지 기술을 통해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동시에 QD-OLED를 앞세워 프리미엄 TV·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8.6세대 신규 라인 투자를 통해 IT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나아가 OLEDoS, EL-QD,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기술 연구에 속도를 내며 '중국이 따라오기 전에 다음 시장을 연다'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별화 성능 신기술을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객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완성도 높은 제품을 지속 제공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기존 5.5세대, 6세대 (OLED) 라인과 향후 가동 예정인 8.6세대 (IT OLED) 신규 라인을 활용해 라인별 최적화 제품으로 스마트폰·IT·차량 등 신규 OLED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WOLED와 META 테크놀로지(MLA 적용)로 대형 OLED TV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차량용 OLED·XR용 OLEDoS 등 고부가가치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콕핏 시장을 선도하고, 스트레처블·투명 디스플레이 같은 미래형 폼팩터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 윤수영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는 “혁신적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초대형 및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혁신적 폼팩터 개발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 한국 vs '물량'의 중국, 그 성패는?
한국과 중국 OLED 경쟁의 본질은 '가치(Value) 중심의 초격차 전략'과 '물량(Volume) 중심의 시장 잠식 전략' 간의 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은 국가의 막대한 보조금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가격을 인하하여 경쟁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가격에 민감한 범용 제품(mainstream) 시장부터 점유율을 잠식해 나간다. 이는 과거 LCD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검증된 전략이며, 현재 스마트폰 및 폴더블 OLED 시장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한국의 전략은 중국과의 소모적인 가격 경쟁을 피하고, R&D 투자를 통해 기술적 해자를 깊게 파는 '초격차'를 추구한다. 폴더블, IT, 차량용, XR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고 창출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이는 기술 리더십을 통해 시장의 가치 사슬 최상단을 점유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양국의 전략은 각자의 경로를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수년은 이 두 가지 상이한 전략의 성패가 판가름 나는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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