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브랜드 ‘노멀(Normal)’, 유럽 9개국 900개 매장 운영
'유럽형 올리브영'···K뷰티 전용 코너 마련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지난 4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구시가지 관광객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 자리 잡은 생활용품 전문점 ‘노멀(Normal)’.
칫솔과 세제, 간식이 진열된 매대 사이로 익숙한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노멀의 한쪽 진열대에는 ‘K-뷰티 코너(K-Beauty)’ 표지와 함께 마스크팩, 클렌징폼, 토너패드, 그리고 라면 등이 정리돼 있다. 백화점도 한류 화장품 전문점도 아닌 유럽의 한 생활용품점에서 만나는 풍경이다.

덴마크 올리브영 '노멀'
노멀은 2013년 덴마크 오르후스에서 출발한 생활용품·뷰티 체인으로, 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 등 유럽 9개국에서 9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평범한 상품을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에 판다(normal products at abnormal prices)’를 슬로건으로 뷰티, 퍼스널케어, 식료품, 잡화를 아우르는 ‘유럽형 올리브영’이다.
무엇보다 SNS에서 화제가 된 상품을 빠르게 매장에 들여와 ‘발견의 재미’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이런 매장에 K-뷰티 전용 코너가 마련된 것은 단순한 트렌드 진열 이상의 의미가 있다.
노멀 본사가 한국 브랜드와 공식 제휴를 발표한 적은 없지만, 현지 유통사들이 트렌드 상품을 제안하거나 매장 측이 SNS 인기 제품을 직접 큐레이션해 들여오는 구조다.
K뷰티 코너는 본사 주도 협업이 아닌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자연 확산형 진입’인 셈이다. 유럽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한국 화장품을 인식하고 그 수요가 다시 리테일 현장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자리잡았다.

화장품 수출국 2위 한국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무역통계진흥원과 한국무역협회의 통계를 인용해 2025년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55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고, 이는 역대 상반기 최고치다. 연간 수출액이 1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1~4월 수출액은 미국을 넘어섰으며, 한국은 프랑스에 이어 화장품 수출국 2위에 등극했다. 1월 -5.2%에서 6월 22%까지 매달 최고치 경신했고, 6월 수출액은 9억49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품이 63억2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토너, 세럼, 클렌징폼 등 ‘매일 쓰는 기초 제품’ 중심의 수출 구조는 노멀 매장에 진열된 K-뷰티 제품 구성과도 맞닿아 있다. 코스알엑스(COSRX) 올인원크림·마스크팩, 메디큐브 비타캡슐크림, 아누아 클렌징폼, 조선미녀 세럼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한 유럽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노멀 같은 생활용품 체인에 K-뷰티가 들어왔다는 건 한국 화장품이 유럽 소비자의 일상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라며 “가성비와 신뢰를 모두 갖춘 ‘실용적 프리미엄’ 이미지가 현지에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K뷰티뿐 아니라 K식품도
K뷰티제품만 진열된 건 아니다. 신라면, 신라면 툼바, 열라면, 불닭볶음면 등 K식품도 보인다. 가장 앞 열에 배치돼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김자반볶음이다.
실제로 한 현지인이 어떤 라면을 구매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라면 포장을 하나씩 보면서 고민하다가 매운 맛을 좋아하고, 국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신라면을 택했다.
그는 "한국 라면은 처음 접한다. 필요한 생활용품이 있어서 사러 왔다가 원래 매운 맛을 좋아하는데 라면 포장이 빨갛길래 눈길을 끌어 구경하다 사게 됐다"고 말했다.
뷰티에서 식품으로, 유럽 리테일 속 ‘K-라이프스타일’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 현지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과 매장 큐레이션이 맞물리며, 한국 브랜드는 더 이상 특정 마니아층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
포르투갈뿐 아니라 스페인과 프랑스에 있는 노멀에서도 K뷰티 코너가 있다는 건, 유럽 전역 매장에 K뷰티 코너가 마련됐단 거다. 일상 소비의 한 축으로 자리한 ‘K-콘텐츠의 생활화’는 유럽 유통시장의 새로운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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