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등 국경 우회입국 포함시 더 많아
범죄가담 한국인, 정부 추정치 넘을 듯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에 옷가지 등 구금자들의 생활흔적이 남아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에 옷가지 등 구금자들의 생활흔적이 남아있다./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캄보디아 내 온라인 사기(스캠) 산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이 정부 추정치인 1000명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출입국 통계상 매년 수천 명의 한국인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출국자 수와 입국자 수의 차이는 2021년 113명에서 2022년 3209명, 2023년 2662명, 2024년 3248명으로 급증했다.

즉, 매년 2천~3천명대의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올해(1~8월) 역시 864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도별로 보면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한 인원은 ▲2021년 5476명 ▲2022년 3만5606명 ▲2023년 8만4378명 ▲2024년 10만820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에서 입국한 한국인은 각각 5363명, 3만2397명, 8만1716명, 9만7572명으로 집계됐다.

태국·베트남 등 인접국을 경유해 캄보디아로 입국한 뒤 돌아오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미복귀자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캄보디아 이민청 통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입국 한국인 수는 한국 정부 통계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은 연도도 있었다.

현지 관계자들은 “캄보디아 내 ‘웬치’(스캠 범죄단지)와 소규모 사무실 등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 2000~3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20대 남성 B씨는 “내가 근무하던 단지에만 한국인이 50여 명 있었다”며 “그중 일부는 돈을 모아 새 회사를 차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감금·폭행·사망 사례가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한 제보자는 “국경지대 범죄단지에는 자체 소각장이 있으며, 장기 매매도 이뤄진다”며 “현지에서 숨진 한국인이 한두 명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은 “출입국 자료와 영사·경찰 정보를 전면 대조해 미복귀자에 대한 전수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현지 증언대로라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발의한 영사조력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캄보디아를 비롯한 해외 스캠 피해 대응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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