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태로 동남아 수요 위축 우려 증폭
LCC는 겨울 성수기 반등 기대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코스피가 3900선을 돌파하며 ‘사천피’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항공주는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이중 악재에 더해 캄보디아 사태로 인한 동남아 여행 수요 위축 우려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항공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2% 하락한 1171.6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9월 이후 5%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 이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한항공은 1.1% 내렸고 진에어와 제주항공도 각각 0.54%, 0.17% 하락했다.
항공주는 여객 수요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이 크게 늘은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전체 매출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는 항공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환율 상승과 유가 상승이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항공기 리스료와 공항 이용료 같은 고정비 지출도 늘어나면서 순이익 규모를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추석 연휴가 9월에서 10월로 미뤄지며 수요가 이연됐고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로 미주 노선 이용률이 하락하면서 실적 부진은 더욱 심화됐다. 증권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4조562억원, 영업이익은 4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27% 감소할 전망이다. 진에어의 3분기 매출은 3251억원,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각각 11%, 8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다올투자증권 오정하 연구원은 “동남아와 미국 노선의 여객 부진은 최근 동남아 지역의 실종 사건과 트럼프 대통령의 비자 정책 변동성에 따른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10월 연휴로 국제선 수송량은 증가하겠지만 국제선 여객 운임 약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연료비, 공항 관련비 증가로 인해 하반기 전반의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강력 범죄 사건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교부의 여행경보 발령과 국민 불안 심리 확산으로 캄보디아 노선을 운영하는 대형 항공사들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특히 겨울철은 저비용항공사(LCC)의 핵심 수익 구간인 동남아 노선 성수기인 만큼 불안감이 인접국으로 번질 경우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악재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쇼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이제부터는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항공화물 부문 턴어라운드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LCC의 경우 12월부터 시작되는 동남아 겨울 성수기가 실적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단기 시너지는 제한적이지만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으로 노선 네트워크 확대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운임 상승 제한에도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