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현 CFO 컨콜서 "고객사들과 HBM4 공급 협의 완료"
내년 투자 규모 올해보다 확대 전망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AI 기업들과 내년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협의를 모두 마무리하며,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했다. 회사는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해 내년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
29일 SK하이닉스는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 순이익 12조59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47%, 순이익률은 52%로, 창사 이래 처음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다시 썼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62% 급증했다.

김우현 CFO "고객사들과 내년 HBM4 공급 협의 완료"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AI 추론 시장의 성장은 HBM과 고성능 DDR5를 포함하여 엔터프라이즈 SSD에까지 수요가 확장되며 D램뿐 아니라 낸드 수요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주요 AI 기업들은 수익 창출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는 향후 AI 데이터 센터 확장으로 이어져 HBM뿐 아니라 일반 메모리를 포함한 다양한 메모리 제품에 걸친 수요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우현 부사장은 "당사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HBM은 주요 고객들과 내년 공급에 대한 협의를 모두 완료했다"며 "지난 9월에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한 HBM4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성능을 충족하는 동시에 업계 최고 스피드를 지원하게 될 것이며, 당사가 자랑하는 HBM 양산성을 기반으로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인 판매 확대를 통해 HBM 시장의 리더십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한 주요 고객사들 중 SK하이닉스는 전세계 1위 시가총액을 가진 AI칩 개발사인 엔비디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HBM 칩을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AI 서버향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BM뿐 아니라 고용량 DDR5와 엔터프라이즈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출하량이 확대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128GB 이상 DDR5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낸드 부문에서도 AI 서버용 eSSD(기업용 SSD) 비중이 증가했다.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재무 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대비 10조9000억원 증가한 27조9000억원에 달했으며, 차입금은 24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순현금 3조8000억원의 재무구조를 달성했다.

DRAM 부문에서는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 전 라인업에 걸쳐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 최선단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안정적으로 양산 중이며, 내년에는 공정 전환 속도를 더욱 높여 제품·원가 경쟁력 우위를 강화할 방침이다.
낸드 부문은 수익성 중심의 운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시장 회복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층인 321단 낸드를 적용한 제품을 기반으로 AI 서버향 eSSD 공급을 확대하고, TLC(Triple Level Cell)와 QLC(Quad Level Cell) 제품을 동시에 늘려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내년 투자 규모 올해보다 확대 전망
AI 수요 확산으로 D램과 낸드 전 제품에 대한 내년까지의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회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 공장의 클린룸을 조기 오픈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으며, 신규 생산능력(Capa) 확보와 기존 라인의 선단 공정 전환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김우현 부사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AI 메모리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수요 대응을 위한 최적의 투자와 함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캐팩스 디시플린(Capex Discipline)’ 원칙을 지켜갈 것”이라고 밝혔다.
AI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HBM뿐 아니라 DDR5, eSSD 등 전 제품군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제품 다변화와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며, HBM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 리더십을 일반 메모리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SK하이닉스의 ‘AI 전환기 완전 적응’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장과 대규모 모델 운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HBM·DDR5·eSSD 등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AI가 촉발한 산업의 변곡점에서 HBM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차별화된 성과를 달성해 왔다"며 "앞으로도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최고의 품질과 성능을 갖춘 제품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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