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선언
필라델피아 조선소서 한국 핵잠수함 건조 계획 밝혀
한미 무역 합의로 한국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약속

| 스마트에프엔 = 김효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 다음 날인 30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군사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한국이 노후한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핵추진 잠수함이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의 부활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인수했으며, 한미 조선산업 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화그룹은 미국 조선산업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일환으로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포함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자국 기업과 거래 금지 대상에 올리며 한미 조선협력에 제재를 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에서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을 밝힌 것은 이러한 중국의 견제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승인 발표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결단을 요청한 직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의 잠항 능력 한계와 연료 공급 허용 시 재래식 무기 탑재 잠수함을 자체 기술로 다수 건조해 한반도 해역 방어를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공감을 표하며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지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소형 원자로와 농축우라늄 연료 확보를 위해서는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핵추진 잠수함은 핵무기 탑재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닌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이다. 잠수함 연료 확보를 위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예정돼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이전 바이든 행정부 시기 ‘오커스(AUKUS)’ 안보 협의체를 통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해 왔다. 한국도 유사한 핵추진 잠수함 도입 방안이 제기됐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호주와 달리 한국에 문호를 열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실현되면 한미동맹 위상 강화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 등 더 많은 역할을 한국에 요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무역 합의와 관련해 "한국이 미국 관세 인하를 대가로 35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전에 언급했던 ‘3500억 달러 선불’ 표현은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한국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고, 한국의 부유한 기업과 사업가들이 미국에 6000억 달러 넘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한미 양국이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금 중 2000억 달러를 직접 현금 투자하는 대신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투자금으로, 한국 기업 주도로 투자와 보증을 포함한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6000억 달러는 기존 약속된 투자금과 이번 확정액을 합산한 금액일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글에서 "훌륭한 총리와의 훌륭한 여행이었다"라고 방한 소감을 전했다가, 곧바로 ‘훌륭한 한국의 대통령’으로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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