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19일 정식 출시 앞두고 미디어 시연회 개최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사옥은 오랜만에 신작에 대한 기대로 뜨거웠다. 국내 MMORPG의 한 획을 그었던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 '아이온2'의 미디어 시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달 19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스타 2025(G-STAR 2025) 빌드를 미리 선보인 이날 행사에서는 PC 버전을 통해 '아이온2'가 자랑하는 핵심 콘텐츠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아이온의 완전판'을 목표로 한다는 포부처럼, 원작의 정체성은 계승하되 전투와 편의성은 현대적으로 개선했다는 것이 엔씨 측의 설명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손맛'은 짜릿했고 보스는 '매웠다'. 그리고 '쉬운 직업은 없다'는 MMORPG의 오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컨트롤 쉬울 줄 알았는데..."···궁성을 선택한 기자의 오판
시연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부터 시작됐다. 원작의 감성을 잇는 200가지가 넘는 세밀한 조정 항목은 명불허전이었다.
종족은 '마족'을, 직업은 8개의 고유 클래스 중 '궁성'을 선택했다. 게임 실력에 자신이 없어 원거리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플레이하려는 일종의 '꼼수'였다. 하지만 이 선택은 지스타 2025 빌드의 핵심인 '우루구구 협곡'에서 처절한 후회로 돌아왔다.
'아이온2'는 자동 전투를 과감히 배제하고 100% 수동 전투를 지향한다. 가장 큰 특징은 '후판정(Hit-Confirm)' 시스템이다. 스킬 버튼을 누르는 즉시 대미지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 캐릭터의 모션과 투사체(화살 등)가 적에게 실제로 적중하는 순간 피해가 적용된다.
이는 즉각적인 반응 속도와 정밀한 조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거리 조절'을 요구했다.

궁성을 잡은 기자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 너무 가까우면 적의 공격에 노출되고, 너무 멀면 화살이 닿지 않았다. '안전한 원거리'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적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나의 위치를 잡는 고도의 '수동 컨트롤'이 필수였다.
'후판정' 시스템 덕분에 적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카운터 공격을 넣는 '손맛'은 분명 짜릿했다. 하지만 기자의 미숙한 컨트롤로는 이 '손맛'보다 '쓴맛'을 더 자주 봐야 했다.

바람길과 활강··· 그리고 최종 보스의 '벽'
이번 시연 빌드의 메인 무대는 인스턴스 던전 '우루구구 협곡'이었다. 본래 4인 파티 던전이지만, 시연회에서는 1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조정되었다.
'우루구구 협곡'은 아이온의 상징인 '비행'을 전투와 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 돋보였다. 첫 번째 구역에서 중간 보스 '심판자 우라훔'을 겨우 쓰러뜨린 뒤, 두 번째 구역에서는 '바람길'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는 시원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우루구구 바람술사'를 처치해 새로운 바람길을 여는 등, 단순한 이동 이상의 전략적 요소도 가미됐다.

문제는 마지막 구역이었다. 정예 몬스터 '우루구구 혈투사'의 순찰(로밍)을 피해 조심스럽게 지나간 끝에, 드디어 최종 보스 '신성한 아울도르'와 마주했다.
'신성한 아울도르'는 최종 보스다운 위용을 뽐냈다.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켜 기자를 공중에 띄운 뒤(에어본) 바닥에 내리치는 패턴은 그야말로 공포였다.
어떻게든 거리를 벌리며 화살을 날렸지만, 기자의 서툰 거리 조절은 보스에게 빈틈만 보일 뿐이었다.
결정타는 보스의 궁극기였다. 사방에서 강력한 회오리가 몰아친 후 지면을 강타하는 광역 기술이었다. 피할 타이밍을 잡지 못한 기자는 그대로 스킬에 적중당했고 '게임 오버'를 경험했다.
계속 도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궁성으로 거리를 잘못 잡은 대가는 혹독했다. 결국 기자는 '신성한 아울도르'의 궁극기 앞에서 끝없이 스턴+사망에 걸리다 장렬히 전사, 끝내 던전 클리어 화면을 보지 못했다.

비록 보스 공략에는 실패했지만, '아이온2'가 추구하는 '수동 전투의 재미'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스킬 버튼만 누르는 단순한 플레이가 아닌, 내 손으로 직접 조작하고 싸우는 긴장감 넘치는 전투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19일 '아이온2'가 정식으로 출시되면 다시 한번 '신성한 아울도르'에게 도전할 생각이다. 그때는 궁성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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