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트러플·오르골 트리·K-한옥 케이크까지···브랜드별 콘셉트 승부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호텔 베이커리 크리스마스 케이크 전쟁이 시작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디저트를 넘어 화이트 트러플을 통째로 올린 케이크, 한옥·사찰 꽃살문을 모티브로 한 케이크, 실제 회전하는 오르골 초콜릿 트리, 눈 내린 마을을 재현한 하우스 케이크 등 ‘작품’에 가까운 제품들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온라인 베이커리 '조선델리'로 겨울 시즌을 연다. 111년 조선호텔 파티시에 노하우를 담은 온라인 전용 케이크 4종을 선보이는데, 집에서도 호텔 디저트 퀄리티를 그대로 즐기려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신제품 '조선호텔 블랙포레스트 케이크'는 진한 초콜릿과 체리의 조합이 특징이다. 다크 초콜릿 커버춰를 한 장 한 장 수작업으로 붙여 만든 외관이 우아한 분위기를 완성하고, 크림 속 다크체리와 4종 베리 토핑으로 한층 풍성한 맛을 더했다.
지난해 완판된 '조선호텔 윈터 홀리데이 케이크'도 컴백한다. 레드벨벳 시트에 크림치즈를 더하고, 피스타치오 크림치즈로 고소함을 강조했다. 트리 오너먼트 모양 패키지로 구성해 언박싱 즐거움까지 노린다. 이 밖에도 독일식 전통 브레드 슈톨렌, 프랑스식 통나무 케이크 부쉬드 노엘까지 더해 4종 라인업을 완성했다.
조선호텔은 스타벅스와 협업한 '조선델리 노엘 트리 케이크', '조선델리 스노우맨 케이크'도 20여 분 만에 사전 완판시키며 케이크 파워를 입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서울 노원·도봉 일대에서 힐링 베이커리로 입소문을 탄 베이커리 카페 '안토(ANTO)'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13종으로 야심 찬 컬렉션을 내놨다. 올해 케이크 구성을 전면 리뉴얼한 뒤 1~10월 케이크 판매량이 전년 대비 31% 늘어난 만큼, 리뉴얼 이후 첫 크리스마스 라인업에 공을 들였다.
하이라이트는 하루 3개만 제작하는 '600년 은행나무'와 '메리고라운드'. 안토 건물 옆 실제 600년 은행나무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600년 은행나무는 얼그레이 무스에 살구·패션후르츠 크림을 더해 차와 과일의 조합을 구현했다. 화이트 초콜릿으로 회전목마를 구현한 메리고라운드는 건축·조형물에 가까운 비주얼이 강점이다.
이외에도 생딸기를 초콜릿 상자에 가득 담은 ;스트로베리 선물상자', 발로나 초콜릿을 사용한 '부쉬드노엘', 오너먼트 크림브륄레, 쁘띠 케이크 8종 등 선택지도 넉넉하다. 12월 1~31일 판매하며, 네이버 사전 예약 및 인근 주민 대상 5%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서울신라호텔 패스트리 부티크는 실속형부터 하이엔드까지 5종 라인업을 준비했다. 그 중심에는 화이트 트러플을 올린 럭셔리 케이크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The Finest Luxury)'가 있다.
블랙 트러플에 더해 겨울철 제철 화이트 트러플을 사용하고, 샤또 디켐 디저트 와인으로 360시간 숙성한 건과일을 더해 파인 다이닝 코스를 케이크 한 조각에 담아냈다. 케이크 상단에는 초콜릿 아트워크가, 그 아래에는 화이트 트러플 모양 초콜릿과 실제 생 트러플 조각이 숨어 있어 발견하는 재미까지 더했다. 하루 최대 3개만 판매할 만큼 공정과 원재료의 희소성이 크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더 조이풀 신라베어'도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다시 나온다. 신라베어가 선물 상자를 안고 있는 디자인에 케이크 한 판에 6가지 맛을 담아낸 구성이 특징이다. 각 파트별로 치즈케이크, 밀크·다크 초콜릿 가나슈, 산딸기 앙글레이즈 크림 등 다양한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이 역시 최소 30시간 이상 제작 시간이 필요해 하루 7개 한정 생산된다.
여기에 트러플 케이크의 실속형 버전 '누아 트러플 미니', 신라의 시그니처 트리 케이크 '화이트 홀리데이', 레드벨벳 니트 패턴 케이크 '루미너스 레드'까지 더해 신라다운 페스티브 풀 라인을 구축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와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두 호텔에서 총 17종의 페스티브 케이크를 내놓으며 볼거리·고를 거리를 확 늘렸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는 '감성 여행(Sentimental Journey)'을 테마로, 오르골이 실제로 회전하며 캐럴이 흘러나오는 초콜릿 쇼피스 '메리고라운드 멜로디'를 시그니처로 전면에 내세웠다. 회전목마 아래에는 다섯 가지 맛의 초콜릿 봉봉이 숨겨져 있어, 시각·청각·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구조다. 마스터 페이스트리 셰프가 48시간 이상 공을 들여 완성하는 이 케이크는 50개 한정, 35만원에 판매된다.
호텔 캐릭터 '아이베어'를 모티브로 한 '윈터 아이베어'는 인형 같은 디테일의 화이트 초콜릿 쇼피스 안에 초콜릿 봉봉을 담아 '선물 상자' 역할을 겸한다.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커스텀 레터링도 가능해 선물 수요를 겨냥했다. 겨울 여행을 형상화한 '윈터 보야지', 트리와 니트 모자를 모티브로 한 '파인트리 케이크', '스노우 니트 케이크', 기차·여행 가방을 형상화한 케이크 등도 구색을 채운다.
올해 첫 연말을 맞는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는 '따뜻한 겨울 선물(A Warm Winter Gift)' 콘셉트로 5종을 구성했다. 눈부신 화이트 트리 실루엣의 '블랑 포레', 피스타치오·유자·살구가 조화를 이루는 '피스타치오 리스', 겨울 숲의 고요함을 담은 '다크 포레스트', 견과류와 젤리·건과일을 담은 초콜릿 트리 '크리스마스 루비 트리', 생딸기 생크림 케이크까지 비교적 먹는 즐거움에 포커스를 맞춘 구성이 특징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한국성'을 전면에 내세운 2종의 페스티브 케이크로 차별화를 택했다. 내소사의 꽃살문과 겨울 설경에서 영감을 받은 '엘레강스 한옥'과 '사팽 디베르'다.
엘레강스 한옥은 꽃살문 패턴과 한지 질감을 모티브로 한 원통형 케이크로, 잣·피칸 프랄린을 더한 크레뮤, 바닐라 비스퀴, 배 콤포트, 초콜릿 가나슈 몽테가 레이어를 이룬다. 사팽 디베르는 겨울 나뭇결과 마른 나뭇잎 위 눈이 내려앉은 이미지를 재현한 케이크로, 제누아즈·딸기 마멀레이드·마스카포네 크림·생딸기가 어우러져 보다 친숙한 맛을 구현했다. 이름부터 디자인·풍미까지 'K-컬처 디저트' 콘셉트를 보여주는 케이스다.

한강 뷰 호텔로 자리 잡은 호텔 나루 서울 – 엠갤러리의 아티장 베이커리 ;마포에이트'는 소규모이지만 감각적인 3종 케이크를 내놨다. 눈사람과 겨울 숲을 재현한 '스노우맨 빌리지', 오렌지 콩피·화이트 초콜릿 무스를 더한 '위스퍼링 화이트 트리', 생딸기를 가득 올린 '베리 블리스 크리마스'로 구성해 겨울 무드에 집중했다. 12월 19~25일 판매하며, 7일까지 사전 예약 시 1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반지를 숨길 수 있는 수제 초콜릿 박스 '윈터 가넷 기프트 박스' 등 쇼콜라 셀렉션은 크리스마스 프러포즈를 노리는 커플을 정조준한다.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케이크와 겨울 음료를 묶어 공간 경험까지 설계했다. 더 아트리움 라운지에서 선보이는 '페스티브 케이크'는 자체 생산 페어몬트 초콜릿을 사용한 홀리데이 앙주 블랑과 페어몬트 초코 케이크, 오너먼트·콘·트리 미니 케이크 3종으로 구성된다. 같은 기간 '윈터 글로우' 음료 프로모션을 통해 토피넛 라떼, 딸기 라떼, 핫 토디 등 겨울 음료 6종도 함께 선보이며, 케이크+음료 페어링 소비를 유도한다.

콘래드 서울은 6종의 '아트 디저트 컬렉션'을 내놓았다. 녹차와 초콜릿을 레이어링한 시그니처 트리, 바닐라·엘더플라워 풍미의 스노우맨, 유럽 겨울 숲을 떠올리게 하는 리틀 포레스트 케이크부터 레드 링 형태의 크리스마스 리스, 순백 오너먼트 케이크, 다크 초콜릿 목마를 구현한 포니까지, 각각이 전시 작품처럼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11월 28일부터 플레임즈에서 픽업 가능하며 사전 예약을 받는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프랑스 디자인 브랜드 '렉슨(LEXON)'과 협업해 '빛의 도시 파리' 무드를 입힌 페스티브를 꾸렸다. 고메 카페 '쟈뎅 디베르'의 시그니처 캔들 케이크 '일루미나시옹(Illumination)'은 붉은 캔들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렉슨 조명 스피커 '미나 오디오'와 함께 패키지로 구매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 케이크 '포레 드 노엘', 딸기·오렌지 블러썸 베리 콩피를 더한 '베리 블라썸' 등도 11월 30일까지 네이버 예약 시 1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라운지 '레스파스'에서는 페스티브 이브닝 코스와 애프터눈 티 세트 '르 구떼(Le Gouter)'도 준비했다. 조명을 활용한 테이블 연출까지 포함해, 케이크를 식사와 분위기 속에 녹여내는 방식이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는 '2025 페스티브 케이크 컬렉션' 4종을 선보인다. 산타 모자를 그대로 올려둔 듯한 '산타 모자 케이크'는 레드 글라사주 아래 다크 초콜릿 무스를 숨겨 크리스마스 특유의 유쾌한 무드를 살렸다. 브랜드의 트리 아이덴티티를 형상화한 '더블트리 무스 케이크', 뉴욕 치즈케이크를 화이트 초콜릿 무스로 감싼 '화이트 치즈 케이크', 가장 클래식한 '딸기 생크림 케이크'까지 구성해 가족·연인·지인 모임 어디에나 무난히 어울리도록 했다. 주문 후 제작 방식으로 최소 2일 전 예약을 권장한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한 제품에 힘을 집중했다. 프랑스어로 '하얀 겨울의 빛'을 뜻하는 '2025 뤼미에르 블랑슈' 케이크다. 워커힐 시그니처 '딸기 샌드 케이크'를 베이스로, 화이트 초콜릿으로 만든 작은 집과 울타리, 트리를 올려 눈 덮인 마을을 연출했다. 여기에 실제로 켜고 끌 수 있는 조명을 더해 '빛나는 겨울 마을' 콘셉트를 구현했다. 가격은 38만원으로, 초고가 하우스 케이크 포지셔닝을 노린다.

호텔을 직접 찾지 않아도 호텔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에 참여해 부스를 운영한다. 대표 메뉴는 저온 숙성 막걸리 발효 반죽으로 만든 '통단팥빵'과 '뉴욕치즈케이크', 꾸준히 사랑받는 '호두파이', '깍두기 고로케', '떡갈비 구이' 등 호텔 F&B를 스트리트 푸드처럼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호텔 캐릭터 인형 '루아 크리스마스 에디션' 등 굿즈도 함께 선보여, 현장 방문객의 굿즈 소비까지 겨냥한다.
화이트 트러플로 마무리하는 미식의 피날레, 오르골이 실제로 돌아가는 초콜릿 트리, 한옥 꽃살문과 내소사 풍경을 입은 K디저트, 눈 덮인 마을을 통째로 옮겨온 하우스 케이크, 집 앞까지 배송되는 온라인 프리미엄 케이크까지.
예산과 취향, 연말을 함께 보낼 사람에 따라 선택지는 크게 달라진다. 누군가는 서울신라호텔의 하이엔드 케이크로 올해 수고한 나를 위한 선물을 준비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조선델리 온라인 케이크로 집에서 가족과 연말을 보낼 것이다. 혹은 파르나스호텔과 소피텔, 콘래드의 예술 작품 같은 케이크를 파티의 포토스폿으로 삼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호텔 페스티브 케이크가 단순 디저트를 넘어 경험과 스토리를 함께 파는 상품으로 진화했다며, 연말 소비자 선택을 두고 호텔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