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사진=양대규 기자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사진=양대규 기자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KT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연내 최종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33명이 지원한 이번 공모는 AI·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전환, 무단 소액결제 사태 이후 흔들린 신뢰 회복 등 복합 과제를 안고 있어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재편까지 동시에 이뤄지면서 KT가 ‘경영 정상화’와 ‘거버넌스 정비’라는 두 가지 숙제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낼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초 신임 CEO 모집에 지원한 33명의 지원자 중 서류평가를 마무리하고 면접 대상자 압축 단계에 들어갔다. 인선자문단이 제출한 검토 의견을 토대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최대 16~17명 규모의 1차 후보군을 구성하고, 이를 8명, 4명 등 차례로 좁힐 계획이다.

다음달 초 심층면접을 진행하려면 이달 안에 최종 숏리스트 확정이 필요해, 최종 후보 1인은 12월 둘째 주 전후 결론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CEO 선정 과정에서 KT는 ▲경영 능력 ▲산업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역량 ▲비전 리더십의 4개 항목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다. 특히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보안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중인 만큼 AI 기반 사업 전략을 이해하고 실현할 역량이 중점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9월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고 이후 떨어진 조직 신뢰를 회복하는 역할도 차기 CEO의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박윤영 등 KT 내부 출신 '눈에띄네' 

주목받는 후보군은 KT 내부 출신이다.

먼저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은 30년 이상 KT에서 근무한 정통 내부 인사로, 지난 공모에서도 최종 3인 후보에 들었던 경험이 있다. AI·B2B 사업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와 함께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평판을 보유해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번 공모 지원자 중 유일한 현직 임원으로, KT 전체 매출의 약 70%를 담당하는 B2C 사업 조직을 이끌고 있다. 조직 이해도가 높고 실무 기반의 리더십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소액결제 사고와 관련한 책임론은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윤경림 전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은 KT는 물론 통신 3사를 모두 경험한 전략 기획 전문가로 평가된다. 과거 KT CEO 내정 후 사퇴한 전력이 있으며, 구현모 전 대표와의 가까운 관계가 다시 부각되면서 그의 역할을 둘러싼 시각이 엇갈린다. 다만 ‘고가 지분 매입 의혹’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이밖에 남규택 전 KT 부사장, KT IT기획실장 출신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 내부 출신 인사들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인사로는 차상균 서울대 명예교수,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 박태웅 공공AX분과장 등이 거론되지만, 외부 기용 시 ‘낙하산 논란’ 재점화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CEO 선임과 병행해 KT는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사외이사 4명을 교체하기 위한 이사회 재편 작업에도 나섰다. KT는 19일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를 내고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추천을 받고 있다. 미래기술·ESG·회계·경영 등 분야에서 전문성과 윤리성, 독립성을 겸비한 후보를 선별할 계획이다.

교체 대상은 최양희 한림대 총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회계사, 조승아 서울대 교수 등이다. 지난 3월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 과정에서 형식적 공모 절차가 논란을 빚은 만큼, 이들의 재선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KT는 주주 추천·외부 기관 추천을 기반으로 후보군을 구성한 뒤 인선자문단과 추천위원회 평가를 거쳐 내년 3월 주총에서 최종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연내 차기 CEO 단일후보를 확정해 주총에 상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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