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메리츠화재 매각은 재벌 특혜, 고용 승계 없는 매각 반대"
예보, "법률과 규정에 따라 매각 절차 진행, 특혜 없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가 11일 오전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호정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는 11일 오전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메리츠화재를 MG손해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예금보험공사의 결정을 비난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이번 매각이 고용 승계와 단체협약 보장을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메리츠화재가 과거 대규모 구조조정과 영업 채널 문제로 손해보험 업계에서 논란이 된 점을 지적하며 이 같은 회사에 MG손해보험을 넘기는 것은 재벌 특혜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예금보험공사와 금융당국이 매각 절차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과 함께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MG손해보험 인수를 P&A(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P&A는 인수자가 부실기업의 자산과 부채를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매각 방식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인수자는 M&A 또는 P&A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P&A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사는 법률과 규정에 따라 매각 절차를 진행했으며 특혜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며 예보는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를 받는 만큼 특혜 제공은 불가능하며 한국은행 지준 예치금을 통해 자금 흐름이 투명하게 공개된다고 덧붙였다.

MG손해보험은 1947년 설립된 국내 손해보험사로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세 차례 매각이 시도됐으나 실패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금융당국 권고 기준(150%)에 못 미치는 44.4%다.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자로서 향후 실사와 협상을 통해 인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임직원 총회를 열어 향후 투쟁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정 기자 hj.lee@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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