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성장에 밀려 하락했다.
5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686.7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0%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4% 증가한 81.2GWh로 글로벌 3위(점유율 11.8%)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현대차그룹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량 회복, 기아 EV9 해외 판매 확대 등으로 9.5% 증가한 31.1GWh를 기록하며 5위(점유율 4.5%)에 올랐다.
삼성SDI의 경우 BMW와 리비안의 판매량은 호조를 보였으나 아우디 Q8 e-트론의 판매량은 감소해 전체 사용량으로는 2.3% 증가한 26.2GWh를 기록했다.
K배터리 3사 성장했지만...점유율은 중국 업체들에 밀려
이러한 성장세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중국 업체들에 밀리면서 작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중국 CATL은 이 기간 28.3% 성장한 252.8GWh를 기록하며 점유율 36.8%를 장악하고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에 오른 BYD(비야디)는 31.3% 성장한 115.3GWh로 점유율 16.8%를 차지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OEM) 간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BYD는 순수 전기차와 PHEV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ALB는 25.4% 증가한 33.1GWh를 기록하며 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정책 변화 가능성이 한국 배터리 업계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생산 세액공제(AMPC)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