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재무위기 고려해 연료비조정단가 동결
한전 누적적자 43조원

한전은 내년 1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동일한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조정요금은 단기적인 에너지 가격 변동을 반영한다. 이를 계산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분기별로 결정되며,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을 반영해 kWh당 ±5원 범위에서 조정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연료비조정단가는 최대치인 '+5원'이 유지된다. 즉, 연료비 변동을 전기요금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것이다. 1분기 전기요금은 연료비조정요금뿐 아니라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도 인상 없이 동결된다.
앞서 전력 당국은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를 감안해 지난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한 바 있다. 중소기업이 주 고객인 '산업용 갑'과,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 을'과 각각 5.2% 10.2% 올랐다. 주택·상업시설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유지했다.
한전의 연료비조정단가는 최근 연료비 가격 동향에 따라 kWh당 -5원으로 조정돼야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이 심각하고 전력량요금 미조정액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현 수준인 kWh당 +5원을 유지하도록 결정했다. '전력량요금 미조정액'이란 소비자가 사용한 전력량에 따라 부과되는 요금인 전력량요금에서 실제 원가 변동을 반영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벌어진 국제 에너지 위기 속에서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해 2021∼2023년 동안 약 43조 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2조990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4400억 원 증가했다.
김준하 기자 guyblue@smartf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