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21일 주가 최고가 경신·23일 시가총액 3조8600억 달러
AI 기술 자사 기기에 탑재하면서 기대감 증폭시켜
트럼프 당선인 대중정책 영향 받을까, 예외 여부 주목
현지시간 21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애플 주가는 254.49달러(한화 36만 8883원)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11월 초 이후 16% 가량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현지시간 23일 기준 3조8600억 달러로 불어나며 지난달 초 엔비디아에 내줬던 시총 1순위를 재탈환했다. 앞으로 주가가 4%만 더 오르면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4조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애플은 지난해 6월30일 3조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그동안 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나 미국 대선 이후 주가가 급등한 테슬라에 비해 애플 주가는 변동이 없었다. 큰 폭의 상승을 이끌만한 눈에 띄는 호재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 6월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계획을 알리면서 자시 애플립케이션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AI 기술을 점진적으로 출시한다고 말하면서 실망감을 키운 바 있다.
이 때문인지 투자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애플 지분을 25% 팔았다.
그러나 주가는 천천히 우상향하면서 저력을 보여왔다. 지난 10월 말 225.66달러였던 주가는 약 50일 동안 12.3%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 역시 내년 아이폰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아이폰 수요가 여전히 미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과 사용 가능 지역이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두 가지가 확대되면 아이폰 수요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는 아이폰 16의 중국 판매량은 AI 기반 '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내년에 강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지난 11일 아이폰, 아이패드 등 자사의 기기에 AI 모델인 챗GPT를 탑재했다. 또 챗GPT를 사용할 수 없는 중국에서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 틱톡을 서비스하는 바이트댄스와 협상하며 중국에서도 AI 기능 아이폰을 내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애플은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는데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 6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런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정책이 애플에는 예외로 적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드링 애널리스트는 "2018년 1차 중국 관세 시행 때와 유사하게 애플이 아이폰, 맥, 아이패드와 같은 제품에 대해 예외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2월 출시 이후 판매가 부진했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경쟁사의 진입으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과 구글이 손잡고 개발한 확장현실(XR) 헤드셋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구글이 지난 12일 밝힌 바 있다.
한별 기자 star72@smartf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