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기업별 전략 달라
바이오 산업 활성화 위해서 정부 자금지원 필요
트럼프 취임하면 생물보안법 통과될까…국내 기업에 기회

올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며 매출 측면에서 실적을 쌓았다. 현재의 탄핵 정국 및 전쟁 등 글로벌 정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기업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 23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제작한 '2024 K바이오 핫이슈'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연내 바이오·헬스 분야 사업이 역대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달 기준으로 14억4300만달러를 기록한 실적은 위탁생산(CMO) 수주 호실적이 수출로 연결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에 2025년에도 국내 바이오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회원사 59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의견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바이오 분야 전망에 대해 58.6%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해외 시장 진출 확대가 42.5%로 가장 높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장 위부터),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CI.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한 대기업의 'K-바이오', 전략은 모두 달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0일 2022년부터 꾸준히 수주 현황을 늘려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로 3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10월23일 기준 글로벌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잇단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해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셀트리온 역시 2024년 매출 목표 3조5000억원을 무사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의 합병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위탁개발생산기업(CDMO) 법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생산 영역의 확대와 혁신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외에도 미국·유럽·인도 등에 특성화 연구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2022년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일에 제임스 박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내정하고 16일에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는 2027년 제 1공장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는 중이다. 그 외에도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 참여 및 여러 산학협력으로 올 한 해 저변을 넓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 종료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적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독일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포함 미국의 선플라워, 피나바이오솔루션까지 적극적인 투자 형태를 보였다. 

국내 바이오기업 71.2%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 

한국바이오협회가 조사한 2024년 3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바이오헬스케어기업 전체가 약 10.8%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출구조에서 전년 동기보다 내수 12.6% 및 수출 7.2%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의약품 분야 중소기업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 인력도 축소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한국바이오협회의 회원사 대상 의견 조사에서 24년 국내외 주요 이슈로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을 가장 많이 꼽았다. 총 응답사 59개 중 42개사가 선택하면서 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은 71.2%를 기록했다. 이어 과반수 이상의 기업들은 바이오산업 현장 애로사항이 자금 부족이라고 답했다.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는 자금지원이 40.7%로 높았고 바이오산업 규제 완화가 23.7%로 뒤를 이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현재 바이오업계의 시급한 문제인 투자 감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자 매칭, 회원사간 중고 장비 거래 플랫폼, 수요·공급기업 협의체 등을 더 활발히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3일 비상계엄과 그로 인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정부 지원 컨트롤 타워는 부재할 상황이다. 올해 12월 출범을 예고했던 국가바이오위원회는 일정이 연기됐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실질적인 예산이 편성돼 있고 관계 부처가 진행하기 때문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는다"면서도 상징적인 출범 면에서 연기될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다만 비상 계엄이나 탄핵 정국의 영향은 간접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 국가 전체, 산업계 전반에 끼친 영향을 바이오업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에 관련된 사항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원자재를 구입하는 데서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비축한 물량들이 있어 업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생물보안법 연장전 돌입 가능성 있어, 국내 바이오업계에 기회 될까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다음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대중 정책에 의한 국내 기업 수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진출을 제한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안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지지 속에 연내 통과될 전망이었으나 예산지속결의안에 들지 못하고 연내 통과가 불발됐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정책 기조상 2025년에 입법을 향한 연장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 제정·시행 여부를 떠나 국내 바이오 기업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법안 통과 여부를 떠나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조에 의해서 미국 고객사들이 중국 바이오 기업과 협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실제 효과를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17일 셀트리온바이오 솔루션스출범식에서 서 회장도 "미국 생물보안법으로 인해 이 사업을 시작하는 건 아니다"라며 생물보안법으로 인한 기회 요인이 크지는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별 기자 star72@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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