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실질 GDP 작년 4분기 1조7천억·올해 연간 4조6천억 감소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 경제에 끼친 충격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 때문에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포인트(p)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 28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이 수치가 1.6~1.7%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오는 2월 25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종전 전망치보다 0.2~0.3%p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며, 이 중 약 0.2%p가 계엄 여파 때문이라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올해 성장률을 1.9%로 가정한 실질 GDP는 2335조4370억원이다. 이보다 0.2%p 낮은 1.7%에서 실질 GDP는 2330조8530억원으로 4조5840억원 줄게 된다. 계엄의 여파로 2025년 이 정도로 실질 GDP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GDP도 절반 이하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0.5% 보다 반토막도 안되는 0.2%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4분기 성장률을 0.5%로 가정하면 2291조8910억원, 0.2%로 가정하면 2290조1740억원으로 1조7170억원 차이가 난다고 연합뉴스가 한은 자료를 통해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고려한 GDP 감소분을 모두 더하면 6조301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 대에 2800만원가량 하는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를 22만5000여대 더 팔아야 메울 수 있는 규모다.
실제 직·간접 충격은 이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특히 정치 불확실성이 신속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투자은행(IB)인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헌법재판소가 3월 중순께 탄핵을 인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5%로 낮췄다.
한은은 전날 블로그에서 "무엇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되고 이에 따라 내수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