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우유 값 인상 등으로 인해 이를 주 재료로 하는 제품 값이 모두 올랐다. 스타벅스와 할리스 등 카페업계에서는 메뉴 가격을 상향조정 했으며 소비자들은 가성비 멸균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유럽산 수입우유에 대한 관세 철폐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유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원유 값은 고물가 등 소비자의 부담을 고려해 원유 가격을 용도별로 동결하거나 인하하기로 결정됐다.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L당 1084원으로 유지. 치즈나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쓰이는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L당 5원 인하해 887원에서 882원으로 저렴해졌다.

그러나 2023년 2013년 '106원 인상'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라 그해 우유 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유와 마찬가지로 유제품도 물가 상승률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대형마트에서 우유를 구매하는 고객 /사진=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우유를 구매하는 고객 /사진=연합뉴스

현재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상태라 원유 값을 동결했어도 이미 한 차례 큰 폭으로 오른 가격이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달 3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조사 결과 지난해 4분기 서울과 경기도 기준 420개 유통업체에서 판매된 39개 생활필수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평균 1.1% 증가했다.

더불어 우유 값뿐만 아니라 원두 가격까지 올라 카페업계에서는 메뉴 값을 줄이어 인상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는 2달여 만에 톨 사이즈 커피와 티 음료 등 22종의 메뉴가격을 상향조정 했으며 할리스 커피는 지난 24일 일부 메뉴 값을 200~300 인상했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카페 폴바셋 또한 지난 23일 주요 제품 28종 가격을 약 200~400원씩 올렸다. 아이스크림도 300원 올라 4300원이 됐다.

저가형 카페나 소비자들은 우유 값에 부담을 느껴 수입산 멸균 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외국산 멸균 우유 수입량은 4만6241t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23.8% 높다.

수입우유는 국내산 신선 우유 대비 가격이 3분의 1로 저렴할 뿐 더러 유통기한도 최장 1년으로 길기 때문에 음용에 부담도 없다. 이에 따라 추후 카페로 납품하는 수입산 멸균우유의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우유, hy우유, 매일우유 등 국내 주요 유업계가 카페로 납품하는 우유 값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500㎖ 기준 가격이 약 400원씩 올랐다. 우유 한 통에 2000~2200원 사이를 웃돌아 자영업자에게 수입산 멸균우유는 긍정적인 대책이 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수입산 멸균우유 수요가 높아진다면 유업계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소식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내년부터는 미국, 유럽산우유에 무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라 국내산 우유에 대한 수요가 낮아질 우려가 보인다.

실제 KATI 농식품 수출정보에 따르면 국내 원유 생산량은 2017년 205만3000t에서 2022년 197만5000t으로 줄어들었으며 국내 우유 매출 역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 결과 2020년부터 매출은 점차 감소해 2조4652억 원에서 2021년 2조1841억 원, 2022년 2조1766억 원, 2023년 2조1532억 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업계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우유는 지난해 4월 서울우유 ‘A2+우유’를 처음 선보였다. A2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에서 분리·집유해 100% A2 단백질만을 함유한 우유로 출시했다.

실제로 A2+우유는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200만 개를 돌파했으며 2025년 1월 12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3500만 개를 넘어섰다.

서울우유는 ▲180ml ▲710ml ▲1.7L ▲2.3L 용량으로 출시한 A2+우유 4종에 이어 900ml 용량 제품을 추가로 선보여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아울러 서울우유 조합원 전 목장에서 A2 원유가 생산될 수 있도록 전환할 계획이다.

조혜미 서울우유 우유마케팅팀 차장은 “A2+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용량으로 선택의 폭을 넓힌 900ml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서울우유만의 차별화된 고품질 우유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hy는 지난해 11월 1급A 원유를 사용해 만든 내추럴플랜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ROU(Reducing Oxygen by Ultrasonic) 특허공법’도 적용했다. 초음파와 진공 공법으로 원유에 녹아있는 산소를 제거해 우유 본연의 맛을 살려준다.

내추럴플랜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지난 달 9일 기준 누적 판매량 10만 개를 돌파했으며 출시 한 달 만에 10만 개 판매고를 세웠다.

나병진 hy 마케팅 담당자는 “‘내추럴플랜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우유 섭취에 대한 불편함으로 우유를 꺼렸던 고객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고객 만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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