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코리아의 존재감을 살려준 '그랑 콜레오스(이하 콜레오스)'를 시승해 봤다. 콜레오스는 지난해 12월 월 판매량에서 9위에 올랐고, 올해 1월 2040대가 팔리는 등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와 동시에 많은 기대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2.0 터보 FWD(전륜구동) 모델이다. 중간 트림인 아이코닉으로 판매가는 3860만원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전면부 / 사진=스마트에프엔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전면부 / 사진=스마트에프엔

외관은 평범하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다이아몬드 패턴을 제외하면 잘 다듬어진 보급형 SUV의 표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반 그레이 색상은 이 차의 도회적이고 절제된 멋을 잘 살려 준다. 후면부는 어디서 한 번쯤 본듯한 디자인으로, 가로형의 후면램프가 돋보인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 사진=스마트에프엔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 사진=스마트에프엔

실내는 퀄팅 라이트 브라운 인테리어가 적용돼 밝고 따뜻한 분위기다.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도어 트림의 엠비언트 라이트가 돋보이는데, 플라스틱 소재에 코팅을 더해서 적당한 고급감을 더했다. 

콜레오스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오픈 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12.3인치의 메인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독립적으로 작동되는 보조석 디스플레이는 패밀리카로서의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적당한 반응속도에 터치감도 좋고, 차량의 다양한 기능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현대기아차와는 다른 배치와 구성으로 처음 써보는 운전자라면 다소 어색할 수 있다. 이러한 어색함은 누구(Nugu) 오토 음성인식 기능으로 편리하게 이용하면 된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오픈 R 파노라마 스크린, 보조석 디스플레이. / 사진=스마트에프엔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오픈 R 파노라마 스크린, 보조석 디스플레이. / 사진=스마트에프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속도와 경고, 내비게이션 안내가 표시되는데 시인성이 뛰어나다. 음성인식 기능은 무난하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어댑티브 크루즈)도 잘 작동하는데, 내비게이션 기반 속도 조절 기능은 없기 때문에 고속도로 주행시 속도 위반은 주의해야 한다. 다만 운전자 보조시스템은 차선 유지 개입이 과한 편이다. 시승중에도 차선 유지 기능 탓에 조향에 방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제대로 이 차의 스티어링 감각을 느끼려면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을 반드시 끄기를 권장한다. 

하이패스는 기존 신용카드형이 아닌 SIM 타입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내부. / 사진=르노코리아
르노 그랑 콜레오스 내부. / 사진=르노코리아

시트는 퀄팅 패턴을 갖췄고 적당하게 단단해 장거리 운전시에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 통풍과 히팅 기능이 적용됐고, 뒷좌석 시트에는 별도의 공조장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히팅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USB 포트도 포함돼 있다.

시트의 통풍이나 히팅, 핸들 열선 기능을 쓰려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통해 3단계 정도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음성인식 기능으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엉따 틀어줘"라고 말을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시트 열선을 켜준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측면부 / 사진=스마트에프엔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측면부 / 사진=스마트에프엔

무엇보다 콜레오스의 가장 큰 인기 요소는 주행능력과 승차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력이지만 가솔린 모델의 경쟁력도 상당하다. 

가속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0-100km/h 가속 성능은 8초 정도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무엇보다 묵직한 느낌의 주행질감을 주는 동시에 빠른 가속 성능을 갖추고 있어 운전하는 맛이 있다. 

승차감은 물렁하거나 부드럽지 않고 단단한 편이다. 새차여서 인지 차량의 유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요철이나 도로의 크랙을 넘을 때도 충격이 크지 않다. 정숙성은 뛰어나다. 일부 리뷰 전문매체의 측정값도 하이브리드 차량 수준으로 주행 소음을 잘 잡았다. 

고속 주행 연비는 16~17km/ℓ 정도가 꾸준이 나왔다. 전륜 모델의 공인 연비가 11.1km/ℓ이니 연비 또한 동급 차량 기준으로 나쁘지 않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트렁크. / 사진=스마트에프엔
르노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 트렁크. / 사진=스마트에프엔

스티어링 반응(조향감)도 안정적이라 굽은 길도 매끄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차체가 날렵하게 반응하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승은 눈이 내린 강원도 횡성을 다녀왔는데, 눈이 쌓여 미끄러운 길에서도 안정적이고 민첩하게 반응해 안도감을 줬다. 눈이 쌓인 비포장 도로도 살짝 경험해 봤는데, 4륜구동 차량 수준은 아니어도 큰 무리 없이 버텨줬다. 순간적으로 '이 차가 4륜구동이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콜레오스 2.0 가솔린 모델은 3442만원(테크노 트림)부터 시작하는 가격, 스티어링 감각, 첨단 기능과 연비 등 흠잡을 곳이 거의 없는 중형 SUV다.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하이브리드 차량과의 경쟁력에서도 뒤쳐지지 않는다. 또한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의 훌륭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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