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 규모가 세계 7위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0.5% 줄어든 9395만대로 2020년 이후 처음 감소로 전환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사진=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사진=현대차·기아

글로벌 생산 감소는 도요타, 혼다 등의 품질 인증 문제가 벌어진 일본(-8.5%) 생산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태국(-20.0%), 스페인(-3.0%), 한국(-2.7%) 등도 생산이 줄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생산은 수출대수(278만대, +0.6%)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한 413만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5~6위에서 다시 7위로 하락했다.

국가별로 중국, 미국, 일본, 인도가 4년 연속 상위 4개국 자리를 유지했으며 이들 4개국 생산은 글로벌 전체 자동차 생산의 59.7%를 차지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내수 진작책과 수출 장려 정책이 연계되면서 전년 대비 3.7% 증가한 3128만대를 생산해 1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내수 판매 증가(1596만대, +2.2%)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이 재고 관리에 집중하면서 생산은 0.7% 소폭 감소한 1056만대를 기록했다.

일본은 토요타 등 일부 업체의 품질인증 부정 취득 문제와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 중단 여파로 전년 대비 8.5% 감소한 824만대를 생산했다.

인도는 내수 판매와 수출이 견고한 동반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2.9% 증가한 601만대를 만들었다.

KAMA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이 내수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내외적 도전 과제에 직면해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잠재 수요가 적은 한계를 갖고 있어 올해 내수가 전년 대비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생산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올해는 중국 업계의 세계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은 완성차 기업을 포함한 국내 제조 기업들의 해외 생산과 투자 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KAMA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약화로 글로벌 '톱10' 생산국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이는 부품 등 전후방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KAMA 관계자는 "국내 생산 규모 유지와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글로벌 선진국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미래차 생산·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내수 진작책과 더불어 국내 생산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가칭)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정부의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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