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이 48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30억원 어치를 매수하고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이 각각 약 9억원, 약 8억원을 매수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탑 티어’ 도약 선언하며 지난 20일 3조6000억원 유상 증자 발표했다. 그러나 주가가 13.02% 급락하며 파장이 커지자 김 부회장 등 경영진이 주식 매수 카드를 꺼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회사의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신에 따른 것으로 주식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회사와 주주의 미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가치를 희석해 직간접적인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보유 현금 활용, 금융권 차입, 회사채 발행 등의 다른 자금 확보 수단이 있는데 회사가 유상증자를 선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7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2조9677억원 보유 중이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 선택에 대해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공시 당일인 20일 긴급 컨퍼런스콜에서 "차입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줘 자칫 방산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매입에 쓰는 약 48억원은 유상증자 금액의 0.13% 수준이다.

한화오션 지분 매입에 1.3조원 투입후 유상증자
유상증자 결의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가 보유한 한화오션 보통주 7.3%를 1조3000억원에 사들였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 지분 매입 이후 자금이 부족해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건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의구심 때문에 주주들의 불만이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 22.15%를 보유해 김승연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50%)과 그 동생들 김동원·김동선 부사장(각 25%)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한화임팩트의 최대 주주는 한화에너지(52.1%)다.
회사 측은 시너지 제고와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했지만 재계는 김동관 부회장을 축으로 한 경영권 승계의 밑작업으로 본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경영 승계와는 관련 없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의 목적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밝힌 유상증자 자금 목적은 크게 다섯 가지다. ▲자주포용 모듈화 추진장약(MCS) 스마트팩토리 구축(9000억원) ▲무인기 엔지니 개발 및 양산시설 구축(3000억원) ▲해외 방산생산능력 구축(1조원) ▲사우디 및 동유럽 등 해외방산 조인트벤처 지분투자(6000억원) ▲미국·호주 등 해외조선업체 지분투자(8000억원) 등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해당 자금을 투입해 2035년까지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 각국 방위비가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에 적기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금융감독원의 중점심사다. 금감원은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는 증자 규모가 크고 1999년 이후 첫 유상증자인 점을 고려해 중점심사 대상으로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기업의 유상증자가 주주 권익을 훼손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부터 중점심사를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지금 투자 기회를 놓쳐 기업가치를 높이지 못하면 현재 지위 유지는커녕 뒤로 밀린다는 경영진의 시점에 대한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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