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면세업계의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3분기부터 유커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내수 부진과 경기 불황으로 부정적인 상황이 덮쳤고 고환율 등으로 유커 복귀 효과가 비미할 것이라는 추측이 오가는 상황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정부는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유커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오는 3분기부터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구체적인 계획은 이 달 안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내수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60만명으로, 전체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국가 중 1위에 올라섰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100만명 증가하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08%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젊은 층들 사이에서 자국민 제품을 이용하는 '궈차오(国潮, 애국소비)'가 유행하면서 드라마틱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면세업계의 실적은 몇 년 째 부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롯데와 신라·신세계·현대 등 면세업계 주요 4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합산액만 1355억원이며 4분기까지 포함한 연간 영업손실액은 2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기준 호텔롯데의 면세부문은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 했으며 작년부터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조직 슬림화, 영업 매장 효율화, 특별 조기퇴직 프로그램 등을 단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또 올해 업계최초로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손실 누적에 따른 존폐의 갈림길에서 매출을 포기하고서라도 수익성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도 69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4년 만에 적자전환했으며 현대면세점은 올 7월말까지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무역센터점은 기존 8~10층 3개층에서 8~9층 2개층으로 축소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면세주류의 병수 제한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여행자는 2리터(ℓ) 용량 제한과 400달러 가격 한도를 지킨다면 병수는 관계없이 면세에서 주류구매가 가능하다. 면세업계는 병수 제한이 풀리면서 다양한 주류 마케팅을 가속화 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류 용량 및 금액 기준으로 인해 허들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허용과 병수 제한 폐지 등 규제가 풀리면서 면세점 상황이 호전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도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고 주류 제한이 풀리더라도 가격적인 부분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