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 73%
지난해 CJ온스타일 방송 송출 중단 사태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컨텐츠 등 탈TV 전략 마련해야

홈쇼핑 업계가 송출수수료 부담에 신음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TV홈쇼핑협회는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 등 TV홈쇼핑 7곳의 작년 실적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7개사의 작년 거래액(취급고)은 19조3,000여억 원으로 전년보다 4.4% 줄었다.
전체 매출은 5조,5724억 원으로 0.3% 늘었다. 이 중 방송매출은 2조6,424억 원으로 3.2% 줄었다. 영업이익은 3,888억 원으로 18.9% 증가했다.
7개사 영업이익은 2010년 5,000억 원을 넘어선 이후 2020년 7,443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려 2022년 5,000억 원대에서 2023년 3,0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송출 수수료는 1조9,374억 원으로 전년(1조9,375억 원)과 비슷했다.
송출 수수료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연평균 8.2%씩 인상됐다. 방송 매출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은 2020년 54.2%에서 지난해 73.3%까지 높아졌다. TV홈쇼핑 채널에서 100만원 어치 물건을 판매하면 내야하는 수수료가 73만3000원이란 의미다.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매출액 비중은 2021년까지 50%대를 유지했으나 2022년 49.4%, 2023년 49.1%, 지난해 47.4% 등으로 낮아졌다.
TV홈쇼핑 시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호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2010년부터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TV 시청자가 감소하며 침체기로 들어섰다.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유료방송과 홈쇼핑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3년 8월 현대홈쇼핑은 KT스카이라이프와 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과,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케이블TV에 각각 방송 송출 중단을 선언했다. 송출수수료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의 개입으로 송출 중단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2월 6일부터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의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연초부터 이어온 송출수수료 협상이 결렬되자 강수를 둔 것이다. 송출수수료 갈등으로 대형 홈쇼핑 업체 4사(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GS샵) 중 한 곳이 방송 송출을 멈춘 것은 처음이었다.
CJ온스타일 측은 TV 시청률 하락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송출 수수료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CJ온스타일이 기존 계약 방식과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60% 이상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입장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가검증협의체를 구성하고 중재에 나선 후에야 송출을 재개했지만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재계에서도 송출수수료 제도에 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동영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케이블TV협회 현안과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콘텐츠 대가 문제,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구조, 방송·광고 규제 등 복합적인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유료방송 생태계의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며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사업자들과의 송출수수료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해결책은 아직도 요원하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인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TV 시청 인구가 점점 감소하는 흐름에서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컨텐츠 등 탈TV 전략을 통해 고객 접점 증대 및 채널 확장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1조9374억원으로 TV홈쇼핑이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이 송출수수료로 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TV홈쇼핑 산업이 도태되면 방송업계 전반의 재정까지 위태로워 진다"면서 "정확히 송출수수료 인하를 어느정도 해야한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제도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