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1분기 EV 점유율 4.6%p 하락
유럽연합, 1분기 전기차 판매량 23.9% 급증
배터리 3사, 폴란드 및 헝가리에 '증설 계획'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점유율 하락,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망 악화에 직면했다. 전기차 캐즘과 중국 기업의 급성장, 미국발 관세 폭풍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ESS시장마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국내 업계들의 시선이 유럽에 쏠린다.
11일 에너지전문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6%p(포인트) 하락한 18.7%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21.8GWh로 38.8% 증가한 것과 상반된다. 삼성SDI는 완성차 수요 감소로 배터리 사용량이 17.2% 감소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성장세를 보였지만 점유율을 확보하기엔 부족했다.
유럽은 적극적인 친환경차 및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따른 배터리 수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연합(EU) 내 전기차 판매량은 41만29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완성차 및 완성차 부품에 대한 관세로 소비위축 우려가 나오는 미국과 비교하면 전기차 확산 속도가 빠르다.
유럽시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환경 정책이 있다. 배터리 업체에게는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친환경 에너지를 장려한다는 점에서 유럽 내 ESS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은 날씨 변동성으로 생산이 일정치 않은데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ESS가 필수다.
유럽연합은 재활용 원자재 비율 강화, 탄소발자국 공개 의무화, 배터리 여권 도입 같은 지속가능성이란 명분으로 역내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유도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속도를 내고 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공장에서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등을 공급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한 일부 라인이 올해 말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국영전력공사와 대규모 수주 계약도 따냈고 유럽의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 메탈 재활용·환경 서비스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손잡고 합작법인까지 설립했다.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설립하고 2027년부터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 SK온은 각각 헝가리 공장 생산분을 유럽에 공급 중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2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삼성SDI는 1조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조달 자금 중 일부로 헝가리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SK온도 헝가리 코마롬에 연간 7.5GWh, 1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이반차 지역에 연산 30GWh 규모의 3공장도 증설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중심이자 ESS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친환경 중심 정책으로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물류비, 공급 속도 등에 대응하려면 현지 생산 능력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