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용량 전년비 40.3% 성장
K배터리 점유율은 5% 이상 하락
트럼프 관세…기회요인 될 수 있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 기업들의 영향으로 밀려났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속에서 미국 내 현지 생산을 최대한 앞당겨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사진=SNE리서치
올해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사진=SNE리서치

9일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한 129.9GWh(기가와트시)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은 5.5%p(포인트) 하락한 17.7%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에 비해 중국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1위인 CATL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9.7% 성장한 49.6GWh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38.2%로 나타났다. BYD(비야디)는 81% 증가한 21.9GWh로 점유율 16.9%를 차지했다. 중국은 2개 업체만 포함해도 55.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밀리고 있지만 올해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내 생산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며 IRA 수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전기차 후퇴 정책이 공식화됐지만 당장 관련 산업 보조금을 대폭 줄이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미국 내 7개 공장을 건설 및 운영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차별화된 현지 생산능력이라는 강점이 극대화되는 선진입 효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美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美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을 통해 현지 생산역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나희관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법인장은 "2027년까지 약 1500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첨단 제조업의 허브로서 애리조나의 위상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온은 조지아 공장 내 생산 라인 일부를 현대차그룹용으로 전환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렌트 아메리카(HMGMA)와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더불어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가 올해 상반기 내 가동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인디애나주에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JV) 가동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AMPC(세액공제)가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합작 2공장, 제너럴모터스(GM) 합작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3사는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해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고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부분의 공급망이 중국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 확대가 중요할 것"이라며 "관세에 의한 타격은 어쩔 수 없지만 미국 내 생산이 비용 손실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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