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공천 개입 피의자…검찰, 불출석시 후속 대응 검토

지난해 6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천 개입 의혹 피의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검찰의 14일 소환 요구에 출석하지 않는다. 자신의 검찰 조사가 조기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불출석 사유다. 

13일 법조계와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정 정당(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에 관한 조사가 강행되면 추측성 보도가 양산돼 조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여사 측은 형평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예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재판들이 대선 이후로 연기된 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수사한 검찰이 대면 조사 없이 기소한 점 등을 불출석 사유로 거론했다. 

6월 3일 대선 전에는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간 최소 11차례 이상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 사진=연합뉴스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간 최소 11차례 이상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 사진=연합뉴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비롯해 윤 전 대통령 처가의 각종 비리 의혹도 있다. 이번 검찰 소환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고, 그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공천받도록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김 여사는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하고, 지난해 총선에서 김상민 전 검사를 김 전 의원 선거구에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미 명씨와 김 전 의원, 김 전 검사, 문충운 전 국민의힘 포항시장 예비후보(환동해연구원장) 등 관련자 상당수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오른쪽) 씨가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오른쪽) 씨가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검찰, 김건희 불출석 시 후속 조치...그러나

검찰은 지난 2월 명씨 사건 일부를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한 뒤 김건희의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구두로 전달했으나 실질적 조율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검찰은 더는 조사를 미루기 어렵다고 보고 14일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1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검찰은 김 여사가 당일 실제로 불출석하는지 지켜본 뒤 사유서 등을 검토해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 검찰은 피의자가 요구한 날짜에 출석하지 않으면 새로 날짜를 정해 2차 출석요구서를 보낸다.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세 차례 정도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청구해 조사를 위한 구인 성격의 강제처분 수순에 나서기도 한다.

다만 김 여사 측이 불출석 사유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수사 일정 조율을 언급한 만큼 대선 이후에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여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수사 절차에 따라 필요한 후속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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