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도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며 이머징마켓에서의 미래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9일 LG그룹은 구 회장이 지난 2월 세계 인구 1위 인도 방문에 이어, 6월에는 세계 4위이자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를 찾아 배터리와 가전 등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현지 구성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방문은 현장 점검을 넘어, 글로벌 지형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룹에선 "전기차 수요 불확실성과 중국 업체 부상 같은 캐즘 시기에도 포스트 캐즘을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구 회장의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배터리 산업 육성 의지···'HLI 그린파워' 둘러봐
구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합작한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법인 'HLI 그린파워' 현장을 점검했다.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위치해 있으며, 연간 10GWh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4개월 만에 수율 96%를 달성했다.
현장 점검을 마친 구 회장은 배터리셀에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합니다"란 메시지를 남겼다.
배터리는 구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미래 주력 사업이다. 올해 주총에서 "배터리를 반드시 핵심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폴란드·미국·청주 등 배터리 관련 글로벌 거점을 순회하며 사업 전략을 직접 챙기고 있다.
동남아시장 전초기지 인도네시아···R&D·생산·판매 전 밸류체인 점검
LG는 1990년대부터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재까지 10개의 계열사 법인을 운영 중이다. 구 회장은 자카르타 인근 찌비뚱 지역의 LG전자 생산 및 R&D 법인을 찾아 무인화 TV 생산라인 등을 둘러봤다.
찌비뚱 공장은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인근에 R&D법인을 신설해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태다. 생산 제품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아시아 및 중동, 아프리카로도 수출된다.
구 회장은 자카르타 LG전자 판매법인과 현지 대형 유통매장 '일렉트릭시티'를 방문해 소비자 반응, 제품 경쟁력, 유통 전략도 점검했다. 중국 가전업체들이 동남아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점을 의식해 "현재의 경쟁 대응도 중요하지만, 5년 뒤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중장기 전략 수립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략적 연대와 선제적 준비···구광모式 글로벌 행보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매장량 세계 1위로, 전기차 및 ESS시장 확대에 있어 전략적 거점이다. LG가 생산-연구-판매의 삼각 벨트를 구축하고, 배터리 합작법인까지 운영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LG는 인도네시아에서의 ESG 기반 협력, 인재 양성, 기술 교류 등의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글로벌 성장축을 점검하고 공급망과 시장, 인재까지 포함한 장기 전략을 조율하는 성격이 짙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고,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일수록 긴 호흡의 전략이 중요하다"며 "구 회장의 현장 행보는 단기 실적보다 미래 준비에 무게를 둔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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