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략보고회 생략···실용주의 리더십
글로벌 위기 대응···전략보다 '속도'가 중요

"전략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된다."
LG그룹이 올해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과감히 생략했다. 구광모 회장이 매년 직접 주재하며 계열사들의 중장기 전략을 점검해 온 자리였지만, 올해는 없다. 회의 대신 실행을 택했다. 전략은 충분히 세웠고, 제대로 밀어붙일 차례라는 메시지다.
단순한 일회성 판단이 아니다. 구 회장이 그룹 총수로 오른 후 6년간 줄곧 일관되게 보여온 실용주의 리더십의 연장선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년부터 하반기 회의를 통합하는 등 형식보다 효율을 강조해 왔다. 보고서보다는 고객 가치, 수치보다는 실행의 완성도를 중시해온 구 회장의 스타일이 올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룹은 2022년부터 주요 계열사의 전략 보고를 완료했다.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핵심 계열사는 구 회장 앞에서 향후 수년을 준비하는 전략적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회의보다 실행, 토론보다 전진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전략 수립보다 중요한 건 속도다. 인플레이션, 공급망 재편, 미·중 갈등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외부 변수는 나날이 복잡해지고 있다. 구 회장은 '미래는 계획대로 오지 않는다'는 통찰을 경영에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대신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예정대로 열 계획이다. 실행의 중간 점검과 다음 해 계획 수립을 병행할 방침이다. 내년엔 전략보고회도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전략을 세우는 시기와 실행에 집중하는 시기를 분리해, 경영 리듬에 명확한 구분을 두는 방식이다.
구 회장의 '회의 없는 전략'은 보고의 생략이 아닌, '어떻게 잘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실행의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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