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로스트아크 빛의 여정’, IP 확장의 새 모델 되다

스마일게이트 RPG가 대표 MMORPG 로스트아크를 통해 IP 확장의 새로운 시도를 보였다.

2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빛의 시어터’에서 개막한 '로스트아크 미디어아트전: 빛의 여정'은 게임을 예술로 변환한 독창적 시도다. 현장에는 개장 전부터 긴 입장 대기열이 형성되며 높은 관심을 맞이했다.

전시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5일 차까지 매진됐다. 단순한 게임 홍보 이벤트가 아닌, 스마일게이트가 장기적 IP 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한 복합 문화 실험이 성공적 첫 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빛의 여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몰입의 방식이다. 약 1500평, 최대 21m 층고의 '빛의 시어터' 전체를 활용한 파사드 연출은 게임 속 가상 세계 '아크라시아'를 현실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90분간 진행되는 미디어아트 상영은 기존 팬덤의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게임 비이용자들에게도 시청각 예술로서 새로운 접점을 제공했다.

영상 콘텐츠 중간에는 올 여름 업데이트를 앞둔 신규 클래스 ‘발키리’와 최종 보스 ‘카제로스’ 등 핵심 신콘텐츠가 티징 형태로 공개됐다.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게임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며 업데이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치밀한 콘텐츠 운영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원화 전시관, 방명록, 쿠크세이튼 분장 체험이 가능한 ‘그린룸’, 디지털 풍등을 띄우는 ‘스튜디오 룸’ 등 체험형 공간이 배치돼, 관람객 개개인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했다. 

게임사들의 IP 확장은 이제 글로벌 산업 트렌드다. 엔씨소프트의 ‘블소 콘서트’, 라이엇게임즈의 '아케인'처럼 게임 기반 콘텐츠가 음악, 드라마, 공연 등으로 확장되며 IP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빛의 여정은 그 흐름 속에서도 단독 미디어아트 전시라는 드문 시도를 통해 차별화된 모델을 제시한다.

앞서 스마일게이트 RPG 지원길 대표는 "게임 속에서도 1부 스토리의 종막을 향해가는 지금 로스트아크의 서사를 이런 대형 스케일로 색다르게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영상, 음악, 일러스트 등 시청각을 모두 사로잡는 몰입감 높은 경험을 선물해 드릴 예정"이고 밝혔다. 단순 소비재로서의 게임이 아닌, 감성적·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콘텐츠로의 진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전시는 팬덤 유지뿐 아니라 신규 관객 유입, 브랜드 가치 제고, 충성도 증대, 2차 콘텐츠 확산 등 다양한 산업적 성과를 동시에 겨냥한 복합적 기획으로 읽힌다.

특히 다중 감각 기반 몰입형 경험은 장기 서비스 중인 MMORPG에서 종종 발생하는 ‘플레이어 피로’를 해소하는 한편, 커뮤니티 중심의 IP 충성도를 강화하는 효과적 수단으로 작동한다.

빛의 여정이 제시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게임의 문화적 위상 전환이다. 그동안 게임은 상호작용적 엔터테인먼트로 분류되어 왔지만, 이제는 예술, 전시, 커뮤니티 행사 등과 결합하며 ‘문화 산업’의 정중앙으로 이동 중이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처럼 게임의 세계관을 물리적 공간에서 재구성하는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유저 기반을 넘어 일반 관람객, 대중문화 소비자층까지 확장할 수 있는 유효한 전략적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이번 도전이 국내 게임업계 전체에 어떤 장기적 파급 효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로스트아크: 빛의 여정 전시는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