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 업종, 수요 회복 기대 속 밝은 전망

대한상공회의소는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제약·바이오 등 4대 업종이 전반적으로 밝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26일 대한상의는 이들 산업이 이른바 B.T.S 산업군(Bio, Tech(반도체·디스플레이), Shipbuilding)으로 불리며, 기술 집약적이고 수출 중심인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핵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세계 각국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사양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 회복이 기대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 신규 IT 기기 출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과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종도 AI용 저전력 디스플레이(LTPO)가 적용된 스마트폰 수출이 확대되며 작년 대비 6.5% 증가한 10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 OLED 중심의 수출 구조 전환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LCD는 중국발 공급 과잉의 여파로 생산 감소가 우려된다.
조선업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정책 강화와 LNG 프로젝트 확대로 인한 LNG선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재건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미 의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논의되는 등 한국 조선산업에 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바이오의약품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으며, 하반기에도 미국과 유럽, 캐나다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규제 완화 움직임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도 특정 중국계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면서, 국내 위탁생산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배터리, 섬유패션, 기계, 건설 등 산업은 전반적으로 '흐림'으로 진단됐다. 철강과 자동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미국 시장 수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석유화학과 배터리, 섬유패션 업종은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악화가 지속되며, 기계와 건설은 대내외 경기 둔화 속 투자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미국의 통상정책과 중국의 공급 과잉, 국내 정치·경제의 복합적 변수 속에서도, B.T.S 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기대해볼 수 있는 하반기"라며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과 민간의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