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시대, 제주삼다수의 이유 있는 독주
L5스마트팩토리, 1시간 7만6000병…최첨단 자동화 생산 라인
깨끗한 수원, 스마트한 공정, 변함없는 신뢰

| 스마트에프엔 = 김선주 기자 | 제주삼다수는 단순한 먹는샘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물 산업이 어떻게 성장했고,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브랜드다. 1998년, 제주개발공사가 처음 선보인 이후 27년 동안 먹는샘물 시장점유율 1위를 단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경쟁 브랜드만 300여 개가 넘는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다.
제주삼다수의 저력은 한라산 단일수원지에서 시작된다. 국내 유일의 화산 암반수를 취수해, 자연이 걸러낸 순수한 물을 그대로 담는다. 다른 수원지 없이 한 곳에서만 취수하는 이 일관성은 브랜드의 품질을 지키는 핵심 기반이다. 게다가 '2025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8년 연속 최고 등급인 3스타를 수상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물맛'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라산이 걸러낸 물, 기술이 지켜낸 맛
제주의 연평균 강수량은 1798mm, 특히 한라산 진달래밭은 5563mm로 전국 평균의 4배가 넘는다. 이렇게 내린 빗물은 한라산 해발 1450m 부근에서 땅 속으로 스며들어 18년 이상의 시간을 거쳐 지하 420m에서 제주삼다수로 다시 태어난다. 이 물은 화산암층과 송이층이라는 천연 필터를 지나면서 바나듐, 실리카 등 미네랄을 흡수하고 불순물은 걸러낸다.
이처럼 오랜 시간 자연이 빚어낸 제주삼다수는 고도의 정수처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단순 여과와 자외선 살균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제품이 되기 때문이다. 경도도 낮아 부드러운 물맛과 청량감이 특징이며,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해외 수출시장에서도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다.

지하수는 무한 자원이 아니다. 제주삼다수는 지속 가능한 지하수 이용을 원칙으로, 표선 유역의 연간 지하수 함양량 2억5900만t 중 단 0.09% 수준인 1일 4600t만을 취수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생산 시스템은 브랜드 철학의 중심축이다.
이렇게 엄격하게 취수한 원수는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로 이어진다. L5라인으로 대표되는 이 생산시설은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공정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시간에 500ml 병 기준 7만6000병을 생산할 수 있으며, 모든 생산 이력이 자동 기록되어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역추적이 가능하다.

품질은 자연에 기대지 않는다···관리의 힘
삼다수는 제조 과정에서 품질 일탈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제품수 저장 탱크, 자외선 살균 처리, 병 제작 및 밀봉, 제품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청정실에서 이뤄진다. 생산 라인에는 16대의 불량 감지용 고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병의 입구, 용량, 밀봉 상태 등을 실시간 점검한다.
연구개발 측면에서도 독보적이다. 국내 유일의 먹는물연구소를 운영하며, 매일 수질 분석과 신제품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제주삼다수 홍보관에서는 지하수의 생성 과정, 수원지의 지질 구조, 스마트팩토리의 운영 체계까지 일반인에게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그 결과 삼다수는 대한민국 최초 수출 라면처럼 '첫 번째 먹는샘물'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브랜드파워를 전 세계에 입증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미국 등 다수 국가에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고급 호텔과 항공사에서도 삼다수를 선택하는 추세다.

강윤경 제주개발공사 연구원은 "삼다수의 경쟁력은 깨끗한 원수, 자체 연구소, 그리고 과학적 품질 관리에 있다. 제주라는 자연이 주는 선물에 사람이 더한 노력의 결과다"고 설명했다.
먹는샘물 한 병.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제주삼다수는 그 안에 자연의 시간, 기술의 진화, 사람의 철학을 함께 담아낸다. 물맛은 곧 신뢰의 맛이다. 그리고 그 신뢰는 수십 년간의 관리와 투자,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겸손에서 비롯된다.
오늘도 제주 한라산 아래, 삼다수는 땅속 420m에서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시간과 정성이 밴 그 한 병은 단지 먹는샘물이 아니라, 제주가 만든 미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