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 장벽 앞두고 생존 모색···정부 지원 병행 절실
바이오 소재 시장 급성장···차세대 수익원 부상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같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화학적 재활용, 바이오 기반 소재, 글로벌 인증 확대 등을 통해 고탄소 산업이란 인식을 바꾸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탄소국경제도 등 비관세 장벽이 확대될 가능성에 따른 생존 전략으로 분석된다.
친환경 설비 및 소재 투자 본격화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통합 브랜드 렛제로(LETZero)를 통해 생분해 플라스틱 및 바이오 기반 신소재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룹 전체 기준으로 설비투자(CAPEX) 약 2조3800억 원, 연구개발(R&D) 비용 2조1900억 원을 집행했으며 친환경 제품군 중신의 소재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LG화학은 60종 이상 친환경 제품에 대해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 Plus 등 글로벌 친환경 인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2026년 이후 대산 플랜트에서 열분해유를 활용한 순환형 석유화학 공정도 상업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ESG를 기반으로 탄소감축 제품군의 수출 비중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소재 브랜드 '에코시드(ECOSEED)'를 통해 2030년까지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연간 100만 톤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수·울산 등에 구축 중인 해중합 리사이클 설비 및 화학적 재활용 설비에 누적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PET, PE, ABS 등의 리사이클 소재뿐 아니라, PLA(폴리젖산), PBS 등 바이오 기반 고기능성 생분해 수지 제품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2027년까지 핵심 친환경 소재 생산 역량을 크게 확대하고 고객사 제품에 적용되는 맞춤형 소재 공급도 강화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 연간 32만 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구축 중이다.
이 클러스터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거나 고순도 용매를 통해 재활용하는 설비가 통합된 세계 최초의 리사이클 단지로, 2026년 이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울산 외 국내외 리사이클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25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구조 완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이같은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과잉공급 구조와 낮은 마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발 증설 여파가 지속되며 업황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비관세 장벽이 확대될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ESG 대응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됐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 '관건'
국내 3사의 친환경 전략은 공통적으로 ESG 경영의 정착과 기후리스크 대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략 방향에 차이가 있다.
SK지오센트릭은 리사이클 설비 중심의 ‘플랫폼화’ 전략, 롯데케미칼은 리사이클 제품의 '브랜드화 및 고객 연계', LG화학은 글로벌 인증 기반의 '고기능성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는 과제가 남아있다. 유럽 유럽 BASF, Covestro 등 선도 기업 대비 단가 경쟁력과 제품 다양성의 격차는 여전하며 기술 고도화와 대량 생산 체계 확립이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인증·제도 기반 등 정부 지원 '절실'
기업들은 지속적인 R&D와 설비 투자에서 불구하고 인증 체계 및 제도적 기반 미비, 세제 지원 부족, EU 수출 비관세 장벽 등 현실적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업계는 ▲친환경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화학적 재활용 제품의 공식 인증 체계 구축 ▲EU 수출을 위한 탄소정보 제공 시스템 지원 등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ESG 전략, 새로운 수익원 아닌 '생존 조건'
석유화학 산업이 구조적 침체에 빠진 가운데 ESG 전환은 기업 생존과 직결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넘어서 차별화된 수익원·시장 진입 장벽 확보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기반 제품, 탄소저감 기술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며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 완공, DRM(메탄건식개질) 기술, 전기화학 전환, 생물 전환, 탄소 포집·활용(PCR) 기술 등 다양한 재활용 소재 기술을 상용화하며 기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성은 이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흐름이자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했다"며 "지속가능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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