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두 번째 ‘AI 토크쇼’ 개최
최태원 "아이들이 갖고 놀 수 있는 '모래상자'를 줘야한다"
| 스마트에프엔 = 이장혁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모두의 AI, 우리의 AI’를 주제로 두 번째 ‘AI 토크쇼’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지역 제조기업, 스타트업 대표들이 직접 AI 도입 경험을 공유하며 “AI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등이 참석한 행사에서는 제조·의료·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AI 실전 사례가 소개됐다. 지방 중소기업의 현실에 기반한 제조 AI 경험과 스타트업의 데이터 기반 AI 활용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경남 사천의 한 중소 제조기업은 최근 공장에 AI 공장장을 들였다. 처음에는 실효성을 의심했지만 지금은 박사급 인력 두 명 이상 몫을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 배치와 운영을 최적화하는 시뮬레이션을 AI로 구현하면서 기존에 매년 수억원이 들던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도 개선됐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공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최적화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는 “제조 AI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공장의 ‘두뇌’가 되는 기술”이라며, “기존에는 공정을 최적화하려면 최소 박사급 인력 두 명이 한 달 이상 투입돼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30분 만에 같은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타트업의 사례도 이어졌다. ‘세탁특공대’는 고객의 옷장 데이터를 AI로 학습해 패션 트렌드 분석까지 확장하고 있으며, ‘라이너’는 학술 자료 하이라이팅 데이터를 활용해 전문지식 검색엔진으로 성장 중이다. 의료 AI 스타트업 ‘뷰노’는 병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장 나이, 심정지 가능성 등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에 참석한 한 제조업 대표는 “AI는 대기업이나 연구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발표들을 보니 우리 회사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선 인력과 비용 부담이 여전한 만큼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기업 대표는 “AI는 수도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더 다양한 분야에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보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사회를 맡아 “AI는 이제 누구나 다가설 수 있는 기술”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활용 중인 사례들을 통해 AI가 낯설고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직접 써야 할 도구다. 오늘 봤던 사례들처럼 각 산업과 지역에 맞는 AI 활용 설계, ‘AI 디자인하우스’ 같은 게 필요하다'며 "AI가 발전하려면 데이터를 서로 공유할 수 있게 인센티브 구조도 만들고, 규제도 과감하게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뛰어난 AI 인재를 데려올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야 한다. 또 AI 인프라를 깔 수 있게 ‘메가 샌드박스’ 같은 혁신적인 실험장도 같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앞서 울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간담회’에서 정부 주도의 AI 시장 조성, AI 스타트업 육성, 지역 제조업 중심의 AI 특구 지정 등을 건의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매년 AI 토크쇼를 통해 기업인들과 AI 전환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AI 기술의 대중적 확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