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MR 시장 선점·바이오 협업 확장
SK·테라파워 "미래 에너지·보건 혁신 가속"
| 스마트에프엔 = 이장혁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서울 SK서린빌딩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소형모듈원전(SMR) 및 백신 분야에서의 전략적 사업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설루션사업단장 등 그룹 및 테라파워 주요 임원도 함께 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안전성·효율성·친환경성 기반으로 SMR의 시장 수용성 확대를 함께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차세대 SMR의 빠른 실증과 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와 공급망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경우 SK와 테라파워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22일엔 SK와 게이츠 측이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추가 회동을 갖고 SMR 투자, 기술 개발, 그리고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 진행 중인 상업용 원자로 개발 상황도 공유했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Natrium) SMR은 안전성, 자유로운 출력 조절, 재생에너지와의 호환성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SK측은 2040년 수 백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산업부에 민간 참여 확대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제도 개선 등 지원을 요청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 2대 주주가 되었으며, 이후 사업 확장 협력을 이어왔다. SK이노베이션·한수원·테라파워는 2023년 차세대 SMR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테라파워는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상업용 첨단 SMR 플랜트 건설을 진행 중이며,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공공 백신 분야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양측은 10년 넘게 저소득·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근성 확대를 위해 협력해왔으며, 글로벌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장기적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향후 백신 개발과 글로벌 보건 프로젝트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추진 중인 차세대 팬데믹 대응 백신 등 예방의약품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협력 확대 가능성이 논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재단의 협력은 2013년부터 장티푸스, 소아용 장염 백신, 항바이러스 예방 솔루션 등 다양한 프로젝트로 이어져 왔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2022년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협력해 국내 최초로 개발·상업화한 코로나19 백신이 꼽힌다. 이를 기념해 게이츠 이사장과 트레버 먼델 게이츠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회장은 그해 방한해 축하 인사를 전한 바 있다. 양측 협력은 예방 가능한 감염병 종식 등 다양한 백신 분야로 확대돼 장기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백신 개발과 포트폴리오 강화, 미래 팬데믹 대비 제품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글로벌 백신 접근성을 높이고, 공중보건 증진과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MR은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보, 그리고 바이오 혁신을 동시에 실현할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심"이라며, "SK-테라파워가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에너지와 보건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