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500명 집결···경제협력 고도화 선언
디지털·에너지·첨단산업 협력 확장
52건 MOU 체결, 신성장동력 확보

| 스마트에프엔 = 이장혁 기자 | 한국과 베트남의 정재계 리더 500명이 한자리에 모여 양국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1년 만에 베트남 최고지도자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은 디지털·첨단산업·공급망·에너지 분야로 협력 지평을 넓히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는 또럼(Tô Lâm) 베트남 당서기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양국 정부·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 현신균 LG CNS 사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등 300여 명이, 베트남 측에서는 부이 타잉 썬 부총리, 응우옌 반 탕 재무부 장관, 응우옌 홍 지엔 산업무역부 장관과 주요 기업 대표 200여 명이 자리했다.
30년 동반 성장···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1992년 수교 이후 양국 교역액은 5억 달러에서 지난해 867억 달러로 17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누적 925억 달러)이자 3년 연속 제3위 교역국이며, 베트남은 한국의 제3위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약 1만 개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연대가 필수"라며 "디지털, 첨단산업, 공급망, 에너지 분야에서 전략적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우옌 반 탕 재무부 장관은 "한국과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고, 신에너지·반도체·AI·디지털 경제 등 미래산업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52건 MOU 체결···첨단·에너지·조선까지 협력 확대
포럼에선 SK이노베이션, HD한국조선해양, 페트로베트남, THACO가 디지털·에너지·조선·공급망 분야의 협력 비전을 제시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첨단 산업 발전에는 대규모 전력 인프라가 필수"라며 "LNG 발전과 재생에너지 솔루션을 통해 베트남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30년간의 조선 협력 성과를 기반으로 시설 투자와 기술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에선 SK이노베이션, 효성중공업, KT, 한국관광공사 등 47개 한국 기업·기관과 37개 베트남 기업·기관이 참여해 총 52건의 협력 MOU를 교환했다. 에너지, 조선, 항공, AI, 첨단소재, 드론 등 전방위 산업 분야가 포함됐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2030년 교역액 15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협력 범위를 첨단산업으로 확대하는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럼은 양국이 30여 년간 쌓아온 경제·문화적 신뢰를 토대로 협력의 폭과 깊이를 동시에 넓힌 자리로, 향후 한·베트남 경제협력의 속도와 범위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