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5, 글로벌 시장서 가격·상품성 두 마리 토끼 잡으며 호평
북미 시장은 국산 배터리와 병행···시장별 '멀티 소싱' 전략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기아가 EV5의 국내 모델에 중국 CATL의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알려지면서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EV5는 이미 중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출시돼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내수 시장에선 가격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실용형 모델로 포지셔닝하면서 배터리 공급 전략도 시장별로 다르게 가져가는 '멀티 트랙'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서 먼저 입증된 EV5 경쟁력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준중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V5는 2023년 중국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2024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 2025년에는 캐나다 등 북미 시장 일부에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빠르게 글로벌 전기 SUV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동급 전기 SUV 중 판매 상위권을 기록하며 테슬라·BYD와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중형 SUV로서 실내 공간 활용도와 주행거리, 배터리 옵션 등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의 패밀리 전기 SUV"라는 현지 언론 반응은 EV5의 실용성 중심 설계를 뒷받침한다.
국내 모델엔 中 CATL NCM 배터리 탑재…가격 경쟁력 강화 목적
기아는 EV5 국내 출시 모델에 중국 CATL의 NCM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니로 EV, 코나 일렉트릭 등 일부 모델에도 CATL 제품이 적용된 바 있으나 전용 전기차(E-GMP 플랫폼)인 EV 시리즈에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배터리 채택이 EV5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리적 판단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EV5 판매가는 한화 약 3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돼 있으며 국내에서도 3000만원대 중반 수준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아는 이번 결정이 국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EV 대중화를 가속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시장별 '멀티 소싱' 전략…배터리도 맞춤형 조달
중국과 국내에서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되지만 북미용 EV5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등 국내 배터리사 제품 탑재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현지 조달 규정과 세제 혜택 요건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기아는 향후 시장 반응과 정책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배터리 공급선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V5, 전동화 라인업의 '허리'…전략 핵심
EV5는 EV6·EV9·EV3와 함께 기아 전동화 전략의 핵심 모델 중 하나다. 크기와 성능, 가격 측면에서 EV3와 EV6 사이를 메우는 '중간 허리' 차종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 전용 설계를 갖춘 EV5는, 패밀리카 수요층을 타깃으로 삼아 전기차 대중화를 겨냥한 기아의 중장기 전략 차종이다.
EV5는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CATL 배터리를 선택함에 있어서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품질도 기준을 충족했을 것"이라며 "중국산 배터리가 앞으로 국내 모델에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