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여객 회복세에도 실적 뒷걸음질···노선 '확장 후유증' 직면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국제선 여객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티웨이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중국 등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선 확장에 따른 고정비 증가, 항공권 공급 과잉, 환율·유가 부담 등이 맞물리며 여객 증가 효과를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정체 또는 후퇴’···노선 확대 효과 제한적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3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475억원, 진에어는 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여객 수요가 회복되면서 국제선 탑승률도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는 최근 일본과 중국 노선 확장에 나섰으며 제주항공도 동남아 및 대양주 노선을 적극 재개하며 운항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이들 LCC는 2024년 하반기부터 일본, 중국 노선을 대거 증편하거나 재개하는 등 여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공항 국제선 총 여객 수는 4582만9686명인데 이 중 국내 LCC 8개사의 국제선 이용승객 수는 1578만1630명으로 전체의 34.4%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속되는 고환율, 항공유가 상승, 운항 노선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실적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경쟁' 격화···공급 과잉에 운임 하락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LCC 간 가격 경쟁이 꼽힌다. 주요 LCC들이 일본·중국 노선에 집중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됐고, 이에 따라 항공권 단가가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쿠오카, 오사카, 도쿄, 타이베이 등 인기 노선에는 복수의 LCC가 중복 취항하면서 탑승률 확보를 위해 특가 경쟁이 치열해졌다. 결과적으로 좌석 판매는 늘었지만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선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은 있지만 수익 마진이 줄어드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LCC들이 공급을 늘리는 데 집중한 반면 기재 효율화나 부대 수익 모델 확대에는 상대적으로 더딘 대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중장기 대응 과제···운임 안정화·비항공 수익 다변화 필요
업계는 하반기에도 비슷한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노선 다변화, 운임 안정화 전략, 비항공 수익 창출 확대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B737-8 기재 도입 및 단거리 위주 노선 운용 전략을 강화해 연료 효율과 단위 수익 개선을 꾀하고 있으며, 지상조업·호텔사업 등 사업 다각화도 병행하고 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역시 기내식 유료화, 부가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비항공 수익 확보에 나섰다.
항공산업 분석기관 CAPA는 최근 보고서에서 "LCC가 단기적인 여객 회복에만 초점을 둘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익 구조 왜곡이 심화될 수 있다"며 "노선 전략뿐 아니라 효율화와 비용 구조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