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스테이킹·토큰 경제성까지 주목 ···기관 투자 본격화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이더리움이 미국 일부 상장 기업들 사이에서 비트코인보다 선호되는 대체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거래 수수료와 스테이킹 기능, 블록체인 활용도 등 실용적 장점이 부각되면서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장사들이 보유한 이더리움은 7월 말 기준 96만630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1만6000개에서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금액으로는 약 35억달러 규모이며 보유량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했다. 5월 초 약 1800달러였던 이더리움은 7월 말 3941달러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 달 새 두 배 넘게 오른 셈이다. 7월 한 달간 상승률만 53%에 달했다.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스테이블코인 거래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 사용 확대, 공급 제한을 불러온 토크노믹스 변화, 기관 자금 유입 등이 꼽힌다. 실제 하루 평균 이더리움 네트워크 트랜잭션 수는 140만 건 수준에 이르렀고 활성 지갑 수는 50만 개를 넘겼다. 가스비 또한 평균 0.15달러 이하로 유지되며 과거 대비 안정적인 수수료 체계를 보이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이더리움은 희소성이 커졌다. 2022년 머지(Merge)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연간 발행량 증가율이 0.5% 안팎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수수료 소각 정책(EIP-1559)으로 지금까지 약 530만 개의 이더가 영구 소각됐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가격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움직임도 눈에 띈다. 샤프링크는 지난 7월 이틀간 약 7만7210개의 이더를 매수했고, 이는 당시 한 달간 전 세계 신규 발행량을 웃도는 수치였다. 현재 샤프링크는 총 43만8000개의 이더를 보유 중이며, 이는 세계 상장사 중 두 번째 규모다.
기업들이 이더리움을 주목하는 배경으로는 스테이킹 기능이 있다. 이더를 예치하면 연 3~4%의 보상이 발생하며, 이는 은행 이자와 유사한 구조다. 일부 기업은 이를 장기 현금성 자산의 대안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비트마인 등 일부 회사는 자사 지분 매각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이더리움 매수에 활용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을 담은 기업 중 일부는 대차대조표에 이더를 포함한 사실을 공개했다. 게임스퀘어, 비트마인 등은 이더 보유 계획을 밝히며 주가가 각각 123%, 3679% 급등하기도 했다.
한편, 이더리움이 전통 자산군으로 완전히 인정받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규제 불확실성과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지적된다.
AJ 벨의 댄 코츠워스는 “암호화폐 관련 주가는 밈 주식처럼 움직인다”며 과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 입장에서도 대부분의 CFO는 현금을 이더로 교환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 기반 재무 자문사 스트레이츠버그의 아누즈 카르닉은 “이더리움은 기술 중심 기업이 관리 가능한 자산이지, 모든 기업의 금고에 들어갈 자산은 아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