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마트에프엔 = 양대규 기자 | 필수의료 행위의 수가가 대폭 인상됐지만 전체 진료비에서 필수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진료비에서 필수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점유율)은 2022년 20.9%에서 2023년 19.3%, 작년 19.2%로 지속 하락했다.
전체 진료비에서 필수의료 행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4.6%에서 2020년 14.6%로 변화가 없었다. 이후 2022년 대규모 수가 개선으로 20.9%까지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나, 2023년 19.3%, 2024년 19.2%로 다시 하락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외과, 소아외과 등 고난이도 필수 수술의 '상대가치점수'(RVU)는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대동맥박리 수술은 2023년 신설 당시 7만점대에서 올해 9만점 이상으로 상향됐다. 뇌동맥류 수술(복잡·파열)은 올해 신설 시 5만6000점 이상으로 책정됐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의료기관에 지급되는 의료 수가는 개별 행위별로 정해지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해서 결정한다.
상대가치점수 상승에 따라 고위험·고난도 수술의 수가가 개선됐다. 다만 전체 진료비에서 필수의료 비중은 줄어들며 의료현장의 체감도와 정책 효과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방과 중소도시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인력 부족이 심각해 여전히 환자들이 필수 진료를 제때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자들의 발길마저 끊기고 있다. 필수의료의 근간인 소아청소년과의 연간 환자 수는 2016년 605만명에서 올해 상반기 394만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산부인과 역시 같은 기간 604만 명이던 연간 환자 수가 올해 상반기 436만 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재정적 보상만으로는 무너져가는 필수의료 생태계를 복원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고된 업무 강도, 잦은 의료 소송의 위험, 24시간 응급 상황에 대한 부담감 등은 단순히 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미애 의원은 "정부가 뒤늦게 상대가치점수를 올렸지만 필수의료 분야는 여전히 저수가 구조와 인력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수가 인상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지역 가산 강화, 필수과 전공의 유인책, 응급·소아과 공백 해소 등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