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의존 논란 속 차익 매물 출현 투자자 불안 가중

오라클 일일 주가추이. /사진=인베스팅 닷컴 갈무리
오라클 일일 주가추이. /사진=인베스팅 닷컴 갈무리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클라우드 계약 급증으로 33년 만에 주가가 폭등했던 오라클이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가총액은 9000억달러선을 지키지 못했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던 래리 엘리슨도 곧바로 1위를 내줬다.

11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 따르면 오라클 주가는 전날보다 6.23% 떨어진 307.8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상승 출발했으나 곧 하락세로 전환됐고 한때 5% 넘게 빠지기도 했다. 낙폭을 줄이는 듯 보였으나 마감 전 다시 약세가 확대됐다.

전날 장중 1조달러에 근접했던 시가총액은 8647억달러에서 8958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되며 9000억달러선을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전날 폭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진 결과로 분석했다.

앞서 전날 오라클 주가는 35.95% 폭등하며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장중 상승률은 43%에 달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지난 9일 발표된 분기 실적에서 비롯됐다.

오라클은 보고서에서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의 잔여 이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RPO)가 455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9% 늘어난 수치로 시장 전망치인 1800억달러의 두 배 이상이었다. 시장에서는 놀라운 성장세라 평가했다.

하지만 우려도 제기됐다.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오라클 실적 기대감이 오픈AI와의 대규모 계약 보도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픈AI가 5년간 오라클에서 300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주가 급등은 오라클 공동창업자 겸 회장인 래리 엘리슨의 자산가치도 끌어올렸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엘리슨의 순자산은 3830억달러로 집계되며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장중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장 마감 이후 상승폭을 다시 반납하면서 머스크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한편,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2640억달러의 자산으로 3위를 기록해 상위권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엘리슨은 현재 오라클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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