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낙관론과 로보택시 사업 호재 속 주가 반등
레오 14세 “1조 달러 부자 위험 신호”

| 스마트에프엔 = 정윤호 기자 | 테슬라 주가가 현지시간 12일 7% 넘게 오르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전기차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로보택시와 로봇, 에너지 사업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반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에게 최대 1조달러에 달하는 보상안이 제시된 것을 두고는 교황 레오 14세가 빈부 격차 심화를 경고하며 국제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기준 뉴욕증시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보다 7.36% 오른 395.9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6일 374.32달러 이후 7개월여 만의 최고가다. 최근 한 주간 주가 상승률은 13%에 이른다. 지난 3~4월 주가가 22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시가총액이 1조달러 밑으로 내려갔으나 이번 종가 기준으로는 1조2771억달러로 회복했다.
테슬라 주가는 변동성이 크기로 유명하다. 작년 말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밀착 관계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치적 갈등으로 관계가 틀어지면서 하락세를 겪었다. 이후 로보택시 사업 개시와 에너지저장 장치 ‘메가팩3’, ‘메가블록’ 공개로 반등세를 보였지만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중국·유럽 시장 부진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주가 반등에는 금리 인하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구매가 할부 중심이라는 특성상 금리가 낮아지면 판매가 늘어난다. 여기에 로보택시 확대와 에너지 사업 성장세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HBM 공급업체에 성능 강화를 요구하듯 테슬라에도 혁신적 기술 확대가 요구된다”며 “장기 성장 경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머스크에 대한 초대형 보상안은 사회적인 주목을 낳고 있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 5일 머스크가 경영 성과 조건을 달성할 경우 최대 1조달러에 해당하는 주식을 2035년까지 지급하는 안을 발표했다. 이는 테슬라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4억2374만3904주를 12단계로 나누어 제공하는 방식이다.
교황 레오 14세는 14일 가톨릭 매체 크룩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세계 최초로 1조달러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이것이 가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면 큰 문제에 직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0년 전 CEO는 노동자보다 4~6배를 받았지만 지금은 600배에 이른다”며 “인간 삶의 더 고귀한 의미를 상실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전쟁과 분쟁 해결에서 교황청이 중립적 중재자로서 목소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가톨릭 사상 첫 미국인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취임 이후 처음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머스크와 글로벌 경제 불평등을 동시에 거론해 눈길을 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