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마력·398km 주행거리, 패밀리 SUV의 새 기준
국내 최초 글로벌 론칭, 합리적 가격에 풀옵션 담다

BYD 씨라이언7 전면부.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7 전면부. /사진=김동하 기자

| 스마트에프엔 = 김동하 기자 | 전기차 시장에서 BYD는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ATTO 3로 대중적 접근성을, SEAL로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면, 이번에 국내 첫선을 보인 씨라이언 7(SEALION 7)은 도심형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한 전략 모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델이 2026년형 글로벌 최초 출시를 한국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BYD가 한국 시장을 시험장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본다는 방증이다.

BYD 씨라이언7 측면부.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7 측면부. /사진=김동하 기자

바다의 미학과 SUV의 균형을 잡은 외관

첫인상은 '스포티한 SUV'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전면부의 더블-U형 플로팅 LED 헤드라이트와 볼륨감 있는 보닛은 당당한 이미지를, 후면부의 루프윙과 리어스포일러는 역동성을 강조한다. 공기저항계수는 0.28Cd로 동급 SUV 중에서도 꽤 경쟁력 있다.

측면은 쿠페형 SUV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블랙 아웃 처리된 루프라인과 매끈하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마치 스포츠 세단을 보는 듯하다. 

다만 4830mm의 전장은 중형 SUV 중에서도 상당히 긴 편으로, 단순히 스포티함만이 아니라 ‘패밀리 SUV’의 존재감도 놓치지 않는다.

BYD 씨라이언7 1열 인테리어.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7 1열 인테리어. /사진=김동하 기자

고급감과 실용성을 살린 실내

도어를 열면 예상보다 세련된 공간이 펼쳐진다. 15.6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D컷 스티어링 휠, 스포츠 버킷 시트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주지만, 동시에 2.1㎡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넉넉한 2열 공간은 가족 SUV의 여유를 보장한다.

BYD 씨라이언7 1열 인테리어.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7 1열 인테리어. /사진=김동하 기자
퀄컴 스냅드래곤 8155 SoC가 적용된 15.6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사진=김동하 기자
퀄컴 스냅드래곤 8155 SoC가 적용된 15.6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사진=김동하 기자

실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BYD가 이번에 처음 적용한 퀄컴 스냅드래곤 8155 SoC다. 실제 사용해보면 화면 전환이 빠르고, 음성 인식 반응 속도도 상당히 향상됐다. 50W 무선 충전 패드에 쿨링 송풍구까지 마련된 점은 ‘세심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가끔 연결이 끊기거나 인식에 오류가 뜨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트렁크는 기본 500ℓ, 2열 폴딩 시 1769ℓ까지 확보된다. 여기에 58ℓ 프렁크까지 더해 실용성 면에서는 국산·수입 경쟁 SUV들과 맞붙을 만하다.

BYD 씨라이언 7 트렁크.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 7 트렁크.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 7 프렁크 공간.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 7 프렁크 공간. /사진=김동하 기자

단단하지만 여유로운 주행성능

씨라이언 7은 후륜구동 싱글모터 모델로,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38.7kgf·m를 발휘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7초. 수치만 보면 성능 지향 SUV에 못 미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일상 영역에서의 ‘가뿐함’이 두드러진다.

더블 위시본 전륜과 멀티링크 후륜 서스펜션, 여기에 주파수 가변 댐핑 서스펜션이 더해져 노면 대응력이 뛰어나다.

일반 도심 주행에서는 부드럽지만,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바꾸거나 급가속 시에는 롤링을 잘 억제한다. 전기 SUV의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BYD가 자랑하는 블레이드 배터리와 CTB(Cell-to-Body) 기술 덕분에 차체 강성이 높아 핸들링에서 오는 안정감도 뚜렷하다. 주행거리 인증은 복합 398km, 저온 385km다. 특히 저온 주행거리 효율(96.7%)은 겨울철 주행 불안을 줄여주는 강점이다.

BYD 씨라이언 7 스티어링 휠.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 7 스티어링 휠. /사진=김동하 기자

기본기에 충실한 안전과 보조 시스템

BYD는 씨라이언 7에 9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을 모두 기본 적용했다.

눈에 띄는 점은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이다. 운전자의 눈 깜빡임, 하품 등을 감지해 피로도를 체크한다. 이는 단순히 사고를 막기 위한 장치 이상의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한다. 유로 NCAP와 ANCAP에서 모두 별 다섯 개를 받은 것도 이 모델의 신뢰성을 방증한다.

BYD 씨라이언 7 계기판. /사진=김동하 기자
BYD 씨라이언 7 계기판. /사진=김동하 기자

현실성에 맞춘 충전과 편의

82.56kWh 배터리는 1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해 20%~80% 충전이 약 30분 만에 끝난다. 장거리 여행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또한 V2L 기능을 기본 제공해 캠핑이나 비상 전력 공급에도 유용하다.

편의 사양은 동급 대비 우수하다. 열선·통풍 시트, 디지털 키, 128가지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사실상 '풀옵션'에 가까운 구성을 갖췄다. 4490만원이라는 가격은 국산 전기 SUV들과 비교했을 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BYD 씨라이언 7은 단순히 '가격 대비 옵션 좋은 차'에 머무르지 않는다. 주행 안정감, 공간 활용성, 겨울철 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축에서 전기 SUV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국내 출시 가격은 4490만원(보조금 제외)이고 보조금 적용시 3000만원 후반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이 가격에 글로벌 최신 사양을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다.

결국 씨라이언 7은 전기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굳이 국산과 수입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모델이다. 한국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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